항상 겪으면서 느끼는 일이지만 ‘극과 극은 통한다’는 생각을 하고 산다.
한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일에 힘을 보태는 일과 길거리에 널려진 쓰레기를 줍는 일이 여러 가지 면에서 같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작은 일이라고 소홀시 하기 시작하면 큰일을 이룰 수도 없을뿐더러 어쩌다 노력 없이 그런 기회가 얻어졌다손 치더라도 제대로 꾸리기가 어렵다. 그런 나쁜 버릇이 나중에 그 개인은 물론이고, 주변과 사회에까지 한탕주의로 흐르도록 한다는 게 필자의 진부한 생각이다.
어느 집이건 다 큰 아이들 방을 들여다볼라치면 짜증과 푸념이 앞서고 개선을 해 보려고 여러 가지 수고를 많이 하게 되는데, 그런 아이들이 자라나서 큰 일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대부분의 부모 생각이고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 어질러진 자녀 방을 살펴보면서 몇 가지 생각이 스친다.
솔선수범해서 치워주고 나면 다음부터는 스스로 알아서 하겠지, 천만의 말씀이다.
치우는 사람 따로 버리는 사람 따로다. 세상의 이치도 흡사하다.
어느 날 날 잡아서 한꺼번에 해치우면 될 걸 가지고 사사건건 개인 공간을 간섭한다고 하는데 이 조그만 생각에서부터 한탕주의, 벼락출세와 요행을 바라는 나쁜 습관이 자라나고 있다는 생각도 가져본다. 이 나쁜 버릇을 언제 어떻게 바꿔 줄까를 고민해 본다.
자기가 버리지 않는, 남이 버린 쓰레기를 줍게 해보자는 발상, 흥사단적인 표현을 빌자면 ‘너 자신부터 건전 인격이 되고, 작은 일 나부터 땀 흘리라’라고 할 수 있겠다. 자칫 잊어버리고 나태해지기 쉬운 이 격문부터 실천하고자 워싱턴 흥사단이 새해부터 나섰다. 매주 토요일 아침 7시, ‘워싱턴 모뉴먼트 깨끗이 하기 운동’으로 첫 사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것이다.
흥사단이 191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실역행을 생명으로 삼는 충의남녀를 단합하여 건전한 인격을 지으며 신성한 단체를 이루어 우리민족 전도 번영의 기초를 수립하고자 설립된 지 99주년, 2013년 5월 13일이면 창립 100주년이 된다.
우리 민족의 힘이 부족해서 일본에 병탄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치욕으로부터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일념으로 혁명가 도산은 건전 인격을 지닌 인재의 양성, 깨끗하고 높은 지성의 젊은 그들을 길러 내는 것이 우리 민족의 앞날을 밝혀 줄 것으로 굳게 믿었지만 해방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만다.
해방된 조국은 민족이 잘린 채 아직도 67년의 통한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흥사단이 민간주도 민족통일운동을 향도해야 하는 당위가 여기에 있다.
독재자 이승만은 유독 흥사단을 탄압하였고, 유신독재 시절에는 동숭동 흥사단 단소는 명동성당과 함께 한국 민주주의의 성지가 되었다.
정통성이 불분명한 정부, 깨끗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항구적인 초병임을 자부하는 흥사단의 투명사회 운동은 민족의 전도를 보다 양양하게 할 것이며, 미국의 초대 대통령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 주변을 대한인의 손으로 깨끗하게 보존하고자 하는 조그마한 출발은 그래서 의미가 심장하다.
유난히 뾰쪽하고 깎아 놓은 연필 같다고 ‘연필탑’이라고도 불리고, 초기 한인 이민자들이 길을 잃었을 때 만남과 이정표가 되었다던 그 드높은 상징탑, 그 아래에 흩어진 쓰레기를 줍는 일은 탑의 높이만큼이나 성스럽고도 고귀하다.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그곳에서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100주년의 그날까지 매주 토요일 아침 7시에.
강창구
워싱턴흥사단 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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