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해서 영화 프리뷰를 가끔 본다. 50대 50은 요즘 극장에서 하고 있는 영화 프리뷰 제목이다. 이 영화는 척추암에 걸린 어느 남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영화를 아직 보지 않아서 좋은 영화인지 아니면 그냥 상업 영화인지 판단은 못 하겠지만 이 영화 프리뷰에서 한 장면을 인상 깊게 봐서 그 장면을 잠깐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극중에서 두 친구가 나와서 이야기를 나눈다.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이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에 다녀왔고, 병원에 다녀 온 후 표정이 안 좋아 보이자 친구가 왜 그러냐고 묻는다.
남자 주인공은 자신이 척추암을 선고 받았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이 생존율이 50대 50이라고 말을 해줬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는 아마도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에게 위로를 받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옆에 있던 친구는 위로는커녕 뭐가 좋은지 크게 웃는다. 정말 친구가 곧 죽는다고 해서 좋아서 웃었을까?
기가 막힌 표정으로 쳐다보는 주인공에게 친구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친구야, 도박에서 50대 50이면 아주 좋은 확률이야!” 내 생각으로는 죽을 수 있는 확률 50%를 보지 말고 살 수 있는 확률 50%를 보라는 뜻일 게다.
도박 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더 작은 확률에도 자신이 투자하면 꼭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뛰어든다.
다시 50대 50 이야기로 돌아가자.
어느 분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인생에서 행복할 때와 불행할 때가 번갈아 오는데 그게 50대 50으로 찾아온단다. 나는 전신마비 장애인이다. 아주 중증 장애인이다. 나에게도 행복과 불행은 50대 50으로 올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 많은 분들은 나에게는 행복과 불행이 20대 80으로 오지 않을까 생각들 하고 계실 것 같다. 나도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다. 그때 내 생각에는 내게는 행복이 20%도 아니고 영원히 안 올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그 20%도 안 되는 확률에서 30, 40, 50% 계속 행복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방법을 배웠고 지금도 배워가고 있다.
방법은 생각보다 아주 간단하다. 감사 기도가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의 %는 올라간다.
반대로, 불평 불만이 많을수록 불행의 %가 올라가고 행복은 줄어드는 것이다.
오래 전에 나는 다큐 한 편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그 다큐에 내용은 이렇다. 한 흑인 소녀가 한 손에 물통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쇠 그릇을 들고 걸어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물을 길러 가나보다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소녀가 한참을 걸어간 곳은 강도 우물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소녀는 땅 한 곳을 들고 간 그릇으로 파기 시작했다.
한참을 파 내려간 후 기다리니 퍼낸 구덩이로 흙탕물이 서서히 고이기 시작했다. 소녀는 흙탕물이 가라앉기를 기다리고 나중에 물이 조금 맑아지자 물통에 담기를 시작했다. 몇 번을 반복해서 물통을 채워 나갔다.
물통에 물이 차자 한 그릇의 물을 떠서 마셨다. 그리고 소녀는 함박 웃음을 지으면서 동행한 방송국 PD에게 자신은 이 물이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해주었다.
나는 20년 전 사고 이후 아직까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많은 것들을 잃었지만, 그 화면을 보며 아직 내 삶에는 많은 것들이 남아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당연히 마시면서 그 소녀가 지녔던 행복의 미소를 지은 적은 별로 없었던 나를 보았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감사 기도가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의 %는 올라간다는 것을 말이다.
여러분은 흙탕물이 아닌 보통 물을 마시면서 행복하다고 느끼시는가? 작은 것에 만족하고 감사할 때에 행복은 자연히 당신과 동행할 것이다.
윤석언
콜롬비아,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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