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로 돌아가라"는 말 때문에 일어난 인종갈등의 도화선이 발빠른 대처로 수그러들게 되어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모처럼 ‘미주 한인회 총연합회’가 ‘전국 유색인종 연합회’(NAACP)와 ‘전국 이슬람협회’ (NOI) 그리고 연방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로 인종 폭동이라는 폭발물을 터뜨리지 않고 사그라들게 하였다.
하마터면, 제 2의 4. 29 폭동과 같은 화약고를 건드릴 뻔한 일이었다.
미주 한인 동포들 모두가 조바심으로 지켜 본 최근의 달라스 사건이, 초기에 진화되었음에 안도하면서도 다시금 우리들을 자성케 한다.
“아프리카로 돌아가라"(Back to Africa)는 구호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한때, 흑인들(African-American) 스스로가 외쳤던 구호였다.
1914년 자메이카와 1917년 뉴욕 할렘에서 ‘Universal Negro Improvement Association’을 조직한 마카스 가비(Marcus Garvey, 1887-1940)가 주창했던 흑인 인권운동의 구호이다.
그는 흑인들만을 위한 왕국 건설을 위해서 흑인의 고향인 아프리카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창한 것이다. 가비는 미국과 서양 문화 속에서는 흑인들의 동등한 권리 획득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아프리카로 돌아가 흑인들을 위한, 흑인들 스스로만의 힘으로 새 나라를 건설해야 하므로 “Back to Africa"를 주장했다.
한때 많은 흑인들에게 일시적인 지지를 받으며, 흑인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그러나, 마틴 루터 킹 목사는(M. L. King, Jr., 1929-1968)은 그의 인권운동과 이 구호를 분명히 구분 지었다.
킹의 궁극적 윤리 모델인 ‘사랑의 공동체’(Beloved Community)는 인종적 분리와 편견과 선입견이 없는 복합 인종 사회 공동체가 우리 한인 이민사회도 위기의 순간에 역이민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뿐만 아니라, 자의반 타의반 떠나온 조국의 품으로 되돌아가고픈 유혹에 빠질 때도 많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조국의 경제여건이 달라졌으며, 고향에 대한 향수가 그리운 노년에는 더욱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스스로에게 뿐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한국으로 돌아가라’(Back to Korea)는 말을 하거나 듣는다면, 이민 사회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힘들고 어려운 여건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다보면, 이성을 잃고 본능적인 감정에 휩싸이기가 쉬울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선을 넘어서는 말은 조심해야 한다. 듣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 그 누구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없는 허공을 치는 메아리일 뿐이다.
옛말에 “좋은 이웃은 담이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우리는 조국을 떠나온 디아스포라로 돌아갈 곳도, 돌아가야 할 이유도 없다. 마음의 고향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현실의 뿌리는 이곳에 내려져 있지 않은가?
아프리카로 돌아가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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