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을 앓던 두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한 사람은 애플의 창시자요, 세계의 이목을 받으며 아이폰(iphone), 아이팟(ipod)을 만들어낸 스티브 잡스이며, 다른 한 사람은 시각장애인 강영우 박사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둘 다 그리 행복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어린 시절 미혼모의 어머니에 의해 양부모의 집에 보내졌던 사람이고, 강영우 박사는 13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14세에 축구공에 실명했으며 그 충격으로 어머니까지 잃은 사람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마음은 달랐다.
스티브 잡스는 “이 세상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미친자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공표하고 그는 밤낮으로 일에만 매달렸다.
그러나 강영우 박사는 자신의 장애를 비관하고 불평하기보다는 그 장애를 극복하고 장애인의 미래를 밝혀주는 인권운동의 등대가 되었던 것이다.
강영우 박사는 장애인으로 연세대를 졸업했으며 장애인은 유학이 금지되어 있는 문교부 정책을 변경하는데 일조한 사람이다. 그의 강한 의지로 강 박사는 한국 장애인 최초의 정규 유학생이 되었으며, 1976년 피츠버그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그는 한국 맹인 최초의 박사가 되었다.
어느 날 우연히 조지 부시 대통령은 강영우 박사가 집필한 자서전 “빛은 내 가슴에”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 책을 읽고 감명을 받은 부시 대통령은 강 박사를 백악관 국가 장애 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하였다. 이런 계기로, 강 박사는 한국의 장애인 차별금지법의 제정과 통과를 독려했으며 장애인의 인권을 제도적으로 증진시켰다. 또한 UN을 통해 “장애인 행동 계획”을 실천하고 세계 장애인 복지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필자는 강 박사가 마지막 한국 방문을 하기 전에 ‘아름다운 여인들’의 모임에서 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다. 그 분은 유난이 식성이 좋으시고 밝은 분이셨다.
내가 책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니, “미국에서 미국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을 내려면 메시지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책을 써 내려 가야 한다”고 말씀하시고 자신만이 알고 있는 많은 노하우를 전해 주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책을 다 쓰면 본인한테 연락하면 자신의 책을 낸 미국 출판사에 추천해 주시겠다고 말씀해 주셨던 따뜻한 분이셨다.
그런지 얼마 안 되어 접한 췌장암의 소식은 나를 너무 놀라게 만들었다. 그러나 죽음을 맞이한 강 박사의 태도에 나는 더욱 존경심을 갖게 되었다.
강 박사는 얼마 남지 않은 생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누구보다 축복받은 삶을 산 것을 감사하며, 가족, 그리고 가까운 친지들과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스티브 잡스는 죽을 때 가족들에게 iSorry(i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강 박사는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라고 말했다.
한 사람은 세상을 바꾸는 물건에 그의 생애를 걸었고, 다른 사람은 남에게 희망을 주는 그리고 하나님의 세계를 바라보는 데에 그의 생애를 걸었던 것이다.
얼마 전, 컴맹의 눈을 밝혀준 스티브 잡스의 57번째 생일을 맞으면서 전 세계 네티즌은 “생일 축하해요, 잡스 iHeaven(i천국)에서 듣고 있죠” 라는 ‘생일 축하’ 트윗이 쏟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의 눈을 밝혀준 강영우 박사는 남(You)을 먼저 배려하고 남이 천국가길 도왔기에 “강 박사님, uHeaven(u천국) 하셨기에 천국 시민권 따시고 제 글 읽고 계시지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본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강 박사님.”
전종준
워싱턴 로펌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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