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기 스포츠인 풋볼과 농구는 대학팀과 프로팀으로 양분 돼 있다. 풋볼은 시즌이 지나갔고 지금은 한창 농구팀들의 계절이다.
이곳 워싱턴 근교 지역에서 요즘 토요일마다 TV로 볼 수 있는 대학농구 경기는 무려 40개 쯤 된다. 전체 대학 농구팀 수가 얼마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으나 4년제 대학이면 거의 다 농구팀이 있다. 미국의 수많은 대학 농구팀들은 제 각기 ACC, SEC, Big10, Big East 등 여러 개의 대학 스포츠 조직에 속해 있고 그 조직 안의 대학끼리 서로 경기를 하고 있다.
프로농구팀(NBA)에는 30개 팀이 있고 각각 15개 팀이 동서부 조로 나누어 경기를 진행한다. 요사이 프로 농구의 돌풍이 동부조 애틀랜틱 구역에 속해 있는 뉴욕 닉스 팀에서 일어나고 있다.
돌풍을 만들고 있는 주인공은 타이완에서 이민 온 부모의 미국 출생 아들인 23세의 제레미 린이다. 명문대 하버드 출신인 그는 작년 닉스로 오기 전 NBA 지명선수의 신분이 아니고 일종의 후보 선수로 휴스턴 로겟 팀과 오클랜드 골든스테이트 팀에 속해 있었다.
거기서는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전전하다가 팀에서 방출되기도 했다. 우여곡절 속에 닉스로 오게 되었으나 NBA 경기가 시작된 작년 12월 하순경부터 올 2월 초에 이르기 까지 주전 멤버가 아니라 대기 선수의 신분으로 때때로 경기에 임하곤 했다.
그러다가 닉스의 수석 코치가 2월 초부터 그를 포인트 가드의 선발 선수로 기용했다. 선발 선수가 되면서 그의 실력의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린이 주전 선수가 된 후 그의 맹활약의 힘을 입어 닉스가 일곱 번 연승하게 되었고, 단 2주 만에 NBA 첫 5경기 출전하여 136의 득점 신기록을 만든 그는 농구의 혜성처럼 떠오르기 시작했고 미국과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요즘 방송과 신문에서는 그에 관한 보도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다. 교포신문에서도 또 여기 오피니언 란에서까지 그에 관한 글이 이어지고 있다. 나도 지금 여기서 그에 관한 글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린 농구에 미칠 정도의 열기가 일어나 그의 영어 이름 Lin과 Sanity를 합친 린세니티 (Linsanity)의 신조어가 만들어 졌다. 린세니티 상표도 요사이 등록되었다고 한다. 린과 계약을 맺은 일류 스포츠 용품업체 나이키는 대박을 꿈꾸고 있다. 또 워싱턴 포스트는 그를 ‘한 믿음직한 새로운 스타(A Bona Fide New Star)’라고 표현했다. 골든스테이트에선 왜 그를 끝까지 붙잡아두지 못했던가 지금 와서는 아쉬워하고 있다.
린세니티에 흠뻑 빠져들은 나는 2월 19일 린이 주전 선수로 출연한 닉스 대 매브릭스(달라스 팀) TV 중계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다. 린의 맹활약으로 닉스가 작년 NBA 우승팀 매브릭스를 104대 97로 꺾었다. 정교한 패스, 정확한 3점 롱슛, 농구대로 향한 날렵한 진입, 동료 선수를 위한 어시스트! 정말 린세니티였다.
그러나 린세니티도 꺾일 수 있다. 2월 23일 마이애미 히트와의 원정경기에서 린의 실력이 부진하여 닉스가 히트에 88대 102로 패하고 말았다. 또 이튿날 24일 올란도에서 열린 NBA 신인 올스타전에서도 린의 기세가 한 풀 꺾여 자기가 속한 팀이 패했다.
이렇게 그의 활약상이 약간 부진 하더라도 이미 그의 열기가 퍼진 이상 당분간 그 열기는 이어질 것 같다. 린세니티가 보여주는 의미는 비록 황색 아시아인의 이미지이지만 실력을 발휘하면 미국에선 피부색을 초월해 정당하게 그것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 한 가지는 농구뿐 아니라 야구, 축구 등의 경기에서 주전 선수가 못 되어 벤치를 지키고 있는 많은 후보 선수들에게도 어떤 계기로 이름을 날리는 주전 선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의 신호이기도 하다.
장윤전
엘리콧 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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