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늦가을에 아내는 삼색 제비꽃(Pansy)을 여러 그루 사다가 집 앞에 있는 화단에 심었다. 내심 저 여린 꽃들이 겨울을 잘 넘길 수 있으려나 하는 의구심이 일었지만 꽃을 심는 아내의 손길에 자신감이 배어 있어서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심은 삼색 제비꽃(Pansy)은 추운 겨울의 터널을 벗어나면서부터 화려한 꽃잎을 자랑스럽게 내 보이며 우리 집 화단을 장식하고 있고 지금은 제 철을 만난 듯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면서 앞다투어 꽃을 피우고 있다.
활기에 차있는 삼색제비 꽃(Pansy)옆에는 지난 늦가을에 추위를 피해 집안으로 들여 놓았던 여러 종류의 화초들이 햇볕 아래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잎새를 늘어뜨린 채 기운 없이 우두커니 놓여있다.
집 안에서는 그렇게 화려하고 예쁘기만 했던 화초 잎사귀들이 봄 볕 한 나절 쬐고 나더니 모양과 색갈이 변해 볼썽 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어서 잎새를 잘라버렸더니 지금은 “꽁지 빠진 닭”처럼 초라한 모양새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람의 경우라고 다를 바가 없다. 자기 자식 중한 것을 모르는 부모가 어디 있으랴마는 우리 속담에도 “귀한 자식은 매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자식은 떡 한 개 더 준다”고 하듯이 귀한 자식일수록 인지, 정의, 행동적으로 강하게 키워야 한다는 묵시적 신조가 자녀교육의 근저에 살아 있어 우리 옛 조상님들의 자녀양육 태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사회 문화적 환경의 변화, 특히 핵가족화 시대로의 변화는 젊은 부모들에게 자녀 양육에 대한 경험적 정보나 자료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인터넷이나 육아잡지 등을 통해서 전달되는 정보를 신봉하면서 무조건적인 사랑과 돈을 쏟아 붓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주변 상황과 더불어 요즈음처럼 자녀를 하나 또는 둘 밖에 키우고 있지 않는 부모들일 수록 아이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면서 남 보다 “조금 더” 잘 키우려는 욕심이 사랑의 덫인 과잉보호라는 육아형태로 변질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는 부모만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자녀의 특성이나 주변환경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의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부부간의 갈등이나 또는 자녀양육 방법과 관련해서 부 부간에 의견차이가 있을 때 그 갈등이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이를 자녀들에게 투사 하려는데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점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과잉보호의 폐단에 대해서는 아동심리학자들이 다각도로 연구해서 발표는 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과잉보호를 하고 있는 부모 슬하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대체로 정서적 부적응과 행동적 문제를 유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욕구불만을 이겨내는 힘이 약해지고 자립심이 부족하며 남에게 의존 하려는 의타심이 커진다는데 문제가 있다. 집안에서는 왕처럼 군림하면서도 집 밖에 나가기만 하면 자신이 없어지고 우유부단해 지는 등 행동상의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관계형성이 원만하지 못해 외톨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자라난 아이들의 특성 중 하나는 사소한 일일지라도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한다는데 있다
아이들의 자신감이나 스스로 하려는 마음가짐은 말로만 길러지는 것이 아니며 어느 날 갑자기 생겨 나는 것도 아니다. 아이가 성장해 감에 따라 그 연령대에 감당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며 아이들에게서 한 발 뒤로 물러나 가능한 간섭을 줄이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며 여러 모임을 통해서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참된 부모가 해야 할 일이다.
겨울을 이겨 낸 삼색 제비꽃(Pansy)의 의젓하고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의 절제된 사랑과 가르침이야말로 자녀들에게 값진 교훈이 된다는 것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nifc@inif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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