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께 서울에서 열렸던 핵안보회담에 참석했던 53개국 정상들은 만장일치로 각국이 소유한 핵물질을 우선 감축시킨다는 ‘서울 성명서’를 발표했다. 핵물질은 고농축 우라늄 (Highly Enriched Uranium, HEU)과 플루토늄(Plutonium)으로 핵무기 생산에 들어가는 중요 원료이다.
현재 전 세계는 약 1천6백 톤의 HEU와 5백 톤의 플루토늄이 있는데 이 수량으로 12만6천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68톤의 플루토늄을 제거시킨다고 한다. 그러면 1만7천 개 가량의 핵무기를 만들 수 없게 된다. 이미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이 솔선수범하여 많은 핵물질을 제거시켰다.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 주요 핵무기 보유국들이 가까운 장래에 핵물질과 이미 제조된 핵무기를 감축한다는 약속은 했지만 감축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니 각 국가들이 얼마나 감축할는지 지켜 볼 일이다. 앞으로 핵무기 없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해 볼 수도 있으나 그것이 언제 실현될지는 가늠조차 할 수 없다. 핵무기 보유국들이 소유하고 있던 핵무기를 감축한다고 하지만 완전 제로가 아니고 일정량만은 계속 가지고 있을 터니 핵무기가 없는 세상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핵안보회의에서 제기된 논제는 국제공조로 각국이 현재 가지고 있는 HEU와 플루토늄을 자발적으로 줄이고, 핵물질 및 원자력 시설에 대한 효과적 방호대책을 수립하고, 핵 테러 및 핵물질 불법거래를 차단시킨다는 것이다. 2년 전 워싱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으로 제1차 핵안보 정상회의가 시동 되었는데 그리하여 오바마 플랜(Obama’s Plan)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번 2차 서울 회의에 참석한 오바마는 특히 미러 정상 회의에서 시선을 집중시키는 한 돌발행동을 보여 주웠다. 오바마는 메드베데프와 마이크를 사용하면서 회담을 했는데 회담 말미에 그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은근한 대화로 “내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재선되면 미사일 방어(MD) 체제에 융통성을 발휘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러시아의 차기 대통령 푸틴에게 전해 달라고 요구했다. MD에 대해 몹시 신경을 쓰고 있는 러시아를 좀 달래 보겠다고 공개되지 않았어야 할 사적인 말이 마이크를 통해 흘러 나왔고 그 말은 매스컴을 타고 전 세계에 퍼져 나갔다. ‘오바마의 마이크 실수(Obama’s Mistake on Microphone)’란 칭호가 그에게 새로 붙게 되었다. 이 OMM 소식으로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오바마의 저자세 외교에 대해 일제히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핵안보회의 기간 중 이명박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한 후진타오와 메드베데프는 4월 12~13일경 예정된 북한의 광명성 3호 로켓 발사는 중지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 발사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로켓으로 변형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발사 중지 설득을 하기 위해 리자오싱 전 외교부장을 4월초 북한에 파견한다는 보도도 있다. 중러를 포함 한국, 미국, 세계 여러 나라들이 그 로켓 발사중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데도 북한은 발사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이다. 평화적 목적의 위성 로켓발사는 한 주권국가인 북한의 권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재 북한의 경제적 사정을 살펴보면 그런 평화적 목적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써 가며 위성발사를 실행할 위치에 있지 않다. 단지 군사적 목적인 핵탄두 장거리 로켓발사 시험을 위한 것이 분명하다. 그 로켓발사로 체제강화, 내부단속, 대외적인 강성대국 이미지 구축, 한미에 대한 위압감 조성 등을 해 보자는 의도가 있다. 만일 북한이 발사중지를 강력히 요구하는 세계 여론으로 당초 발사계획을 철회한다면 한반도 핵 긴장완화의 매우 긍정적인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계획을 강행한다면 핵 긴장감은 고조될 것이다.
북한이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를 실행한다면 한국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는 북한 핵 저지를 위한 한미동맹체제의 강화가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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