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pid(바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쓰는 유명인사는 빌 클린턴 전직 대통령이다. 덕분에 지금은 세계의 유명 인사들이 앞 다투어 쓰는 말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나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한국의 바보론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나는 바보다”는 유언을 남기셨다. 동양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는 “바보로 살면 이미 성공한 것이다”고 말했다.
영원한 가르침이 될 것이다. 두 분은 모두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신 분이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싸움이다. 한국의 바보론은 차원이 다르다.
“지금은 경제를 살필 때야(It is Economy, Stupid)”라는 (선거)표어로 클린턴은 미국의 42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그것은 걸프전의 영웅 G.W. 부시 대통령을 이기는 힘이며 방법이었다. 그가 선거 유세 중의 연설에서 바보란 단어를 쓰지 않은 적은 거의 없었다고 본다. 그것은 경쟁자 부시 대통령을 공격하는 강력한 무기였다.
여러 면에서 비교해 볼 때, 부시는 골리앗(장군)이었고 클린턴은 다윗(소년)과 같은 존재였다. 정말 20세기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20세기에도 역시 다윗이 이겼다. 어떻게 이겼을까?
나는 친구 A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뛰어난 이론가이며 모 주의 공화당 핵심멤버였다. 그가 말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부시는 가족 중심의 가치관(Family Value)만 역설했다. 그러나 클린턴은 부시의 정책이 자신의 정책인 것처럼 높이 평가한 후에 그것을 더 좋은 방향으로 키우려면 경제(Strong Economy), 즉 돈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것을 간단하게 It is Economy, Stupid란 말로 표현했다.
(소년같이) 꾸밈없는 순진한 표정과 표현이 미국인들을 감동시켰다. 겉으로 보면 ‘가족 중심의 가치관’과 ‘경제’의 대결이었지만 실제 토론을 할 때는 ‘가족 중심의 가치관’과 ‘튼튼한 경제가 뒷받침 되는 보다나은 가족 중심의 가치관(Better Family value with Strong Economy)의 대결이었다”는 것이다.
상대가 되지 않는 싱거운 논쟁이었다. 부시는 질 수밖에 없었다. 미련한 장군이 지혜로운 소년을 이길 수 없었다는 것이 이 사건이 주는 교훈이다. 클린턴의 지혜는 상대방의 정책을 반박하지 않는 데서 시작하여 그것을 개선하여 자기 정책의 일부로 흡수하는 데서 위대한 힘이 되었다고 본다.
요즘 한국의 정세를 보면 불안해진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자문을 구하고 싶다.
그는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이다. 뭐라고 대답할까?
‘자유무역협정이 핵심 정책 사안이야(It is FTA, Stupid)’라고 강력히 말할 것이다. 무슨 뜻인가?
한미 FTA는 한국이 한국의 골리앗(주변의 강대국)을 이길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는 뜻이다.
지금은 한미 FTA의 찬성과 반대를 논할 때가 아니다.
더 좋고 더 강한 FTA 효과를 얻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이다. 여야, 보수, 진보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다.
지금은 21세기, 냉전시대가 아니다. 디지털 인터넷 시대다. 땅이 넓고 군대가 많다고 강대국이 되는 시대가 아니다. 말이 나온 김에 나도 바보 발언을 한 마디 하고 싶다. 거대한 골리앗 중국 정부에 주는 경고다.
“It is 21st Century, Stupid.”
이홍섭
VACU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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