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뉴스에서 세계 최고령인 83세의 수퍼모델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주인공은 영국에 사는 다프네 셀프. 1950년 스무살 때 우연히 참가하게 된 지역 신문의 모델 컨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해 모델로 데뷔한 뒤 백발이 성성한 최근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세월의 영향으로 갑자기 살이 빠져 얼굴엔 광대뼈가 도드라지고 피부가 탄력을 잃어 늘어지긴 했지만 카메라 앞에서 당당하고 자신감 넘친다. 다프네는 여태까지 단 한번도 보톡스 등 성형수술을 받지 않고 오로지 요가와 채식 위주의 식단 등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지금의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지금 모습이 젊었을 때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병으로 아프기 전까지 모델일을 계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최근 한 의류 화보에서는 1990년 전성기 시절의 마돈나를 똑같이 재현했다.
세월이 가는 흔적이 머리 위에 하얀 서리로, 얼굴 위에 까마귀 발자국으로, 그리고 펑퍼짐한 허리둘레 위에로 내려와 앉는다. 83살의 다프네에게는 그녀의 나이의 무게만큼, 나에게는 나의 나이의 무게만큼. 누구에게나 똑같이, 자기의 나이의 무게만큼 흔적을 남기는 세월은 그 무게가 버거워 벗어 버리려 안간힘을 쓰는 사람에게는 바윗돌보다도 더 무겁게, 그 무게를 연륜으로 채워가는 사람에게는 귀한 재산으로 매일 함께 길을 간다.
마음은 항상 남편을 처음 만난 대학 2학년 때 같이 설레는데, 육신의 모습은 단 하루라도 세월의 거스름을 허락하지 않는다. 가는 시간이 야속해서 20대나 30대의 젊은이들을 마냥 부러워만 하고 있다면 그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젊은이들은 싱그러움, 풋풋함이 생명이라면,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나에게는 그 시간의 두께만큼의 풍성한 경험, 지혜가 나의 귀한 자산이다.
그 지혜로 인하여 얼굴에 있는 까마귀 발자국이 아름다움으로 빛나기를, 그 지혜로 인하여 머리위에 내려앉은 서리에서 온화한 기품이 느껴지기를 소원한다. 이제까지는 무엇을 입고, 어떤 모습으로 나를 나타내는가에 더 신경을 썼었지만, 앞으로는 세월의 연륜이 묻어나오는 지혜가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내 안에서 자라나고 있는 풍성함과 너그러움으로 인해 만나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더 신경을 쓰고 싶다.
다프네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고백처럼 “지금의 내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고 매일매일 말할 수 있는 아름다운 나의 모습으로 가꾸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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