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자기라 써볼까? 아니면 소리 나는 대로 요작이라 써 볼까
요자기라고 쓰면 무슨 이조백자항아리 냄새가 나고
요작이라고 쓰면 작은 꽃잎이 살풋 벌어진 듯하고
“요 며칠 전”이라는 뜻을 지닌 이 말이
요 며칠 동안 볼 붉었다
요자기라 써서 항아리 고운 곡선을 흘러내리는 빛으로나 볼까
요작이라 써서 꽃술이나 세어 볼까
그대의 사랑이 왔다 말하려는
요자기, 요작이부터
갸웃, 갸웃 거려지는 이 고민
강영란(1968 - ) ‘요자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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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봄날 첫사랑에 마음이 부푼 제주도의 비바리인 것 같다. 반말을 해야 하나 존댓말을 해야 하나 고민하는 노래 가사의 주인공 같기도 하고, 치마를 입을까 바지를 입을까 망설이는 첫 데이트를 앞둔 순진한 여학생 같기도 하다. 사랑을 하게 되면 이렇게 사소한 일, 단어 하나까지도 신경을 쓰게 된다. 바야흐로 미주의 문예공모 계절이다. 적당한 시어를 고르느라 시와의 첫사랑에 ‘요자기’ 흠뻑 빠져 지낸 미래의 시인들에게 문운이 함께 하기를 빈다.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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