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도 수평선도 한눈에 쏙 와 박히는
제주시 외도동은 그야말로 별천지다
아파트 옥상에 서면
대낮에도 별이 뜬다
수성빌라 금성빌라 화성빌라 목성빌라
그것도 모자라서 1차, 2차 토성빌라
퇴출될 명왕성만은
여기서도 안 보인다
스스로 빛을 내야 별이라고 하느니
얼결에 궤도를 놓친 막막한 행성처럼
내 안에 실직의 사내
그 이름을 찾는다
문순자(1957 - ) ‘지구를 찾다’ 전문
----------------------------------------------------------------
지구와 명왕성이 빠진 모든 행성의 이름을 딴 빌라들이 있다니, 제주에는 빌라도 많고 별도 많은가 보다. 그런데 우리의 ‘지구’는 왜 빠졌을까. 너무 가까워 소홀하게 된 것일까. 가장 소중하고 사랑받아야 할 이름이 아니던가. 문득 지구는 내 안에 자리를 놓친 한 사내로 환치된다.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내가 보내야만 그 빛으로 환해지는 나의 행성, 그의 이름을 찾는다. 어딘가에 ‘지구빌라’도 숨어있을지 모른다.
<김동찬 시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