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일요일 어머니날을 앞두고 백화점마다 세일 광고가 요란하다. 어머니는 누구에게나 가장 고마운 존재이고 보면 이번 주는 연말을 제외하고 연중 가장 매출이 높은 때이다.
한국에서는 8일이 어버이날이어서 어버이날 선물과 관련한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들이 나왔다. 우선 눈길을 끈 것은 아들 가진 부모들의 서글픔. 신세계 백화점이 지난 4월 기혼 고객 8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딸 가진 부모가 아들 가진 부모에 비해 더 대접을 받는다.
예를 들어 주부들이 친정어머니에게 드리고 싶은 선물 1위는 기능성 화장품인 반면 시어머니에게는 립스틱이 1위다. 친정어머니에게는 주름 예방하고 피부 탱탱하게 만드는 비싼 영양크림을 선물한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는 달랑 립스틱 선물한다면 ‘해도 너무 하다’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다.
남성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기혼남성들이 꼽은 어버이날 선물 1위는 본가 처가 모두 홍삼. 하지만 2위~5위를 보면 장인장모에게는 양주, 명품 핸드백, 골프용품, 화장품, 본가 부모에게는 화장품, 셔츠 타이세트, 스카프, 등산복 등의 순서로 역시 처가 쪽 선물이 고가품이다.
“아들 결혼시키면 아들 하나 잃어버리는 것, 사위 얻으면 아들 하나 얻는 것”이라는 노인들의 인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셈인데 따지고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젊은 부부들이 대개 맞벌이를 하면서 집안 살림이며 육아를 주로 친정 엄마들이 도와주기 때문이다.
주부들로서는 시부모보다 친정부모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부담이 덜하고, 그래서 친정부모가 자주 집을 드나들다보니 모계중심으로 가족관계가 바뀌고 있다. 남성들 역시 자녀 키워주는 장인장모에게 마음의 빚이 있고 보면 어버이날 같은 특별한 날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한편 노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어버이날 받기 싫은 선물’ 조사도 있었다. 한 건강식품 업체가 고객 48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1위는 카네이션. 실속 없는 꽃 선물은 ‘별로’ 라는 말이다. 2위는 전자기기. 조작법이 어려워 골치만 아프다는 것이다. 3위는 현금. 너무 성의가 없어 보인다는 설명인데 ‘현금’ 선물에 대해서는 이견들이 있다. 현금이 가장 좋다는 의견이 다른 조사에서는 높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무난한 것이 백화점 상품권. 현금은 아니면서 노부모들이 직접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아울러 은근히 인기를 끄는 것은 회춘 성형이다. 이마주름, 눈 밑 주름, 팔자주름, 쳐진 뺨 등을 팽팽하게 만드는 ‘젊음 선물’이 어머니들에게는 내심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곳 한인들은 어머니날 어떤 선물을 계획 중일까. 한 40대 주부는 ‘당연히 현금’이라고 말한다.
“노인들이 대개 웰페어로 생활하시니까 여윳돈 생기는 걸 반가워하셔요. 어머니날이면 시어머니 모시고 식사하면서 용돈을 드려요. 그러면 어머니는 그 돈으로 평소 고마웠던 분들에게 뭔가를 선물하는 걸 좋아하셔요.”
노부모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나이 드니 필요한 게 별로 없다. 쓸 데 없는 것 사면 서로 낭비 아닌가. 돈을 가지고 있으면 든든하다”는 의견들이다. 꽃, 현금, 젊음 … 우리 어머니가 가장 기뻐할 선물은 무엇일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