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불견첩(目不見睫), 눈이 눈썹을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대목이다. ‘자기 눈 밑의 들보는 모르고 남의 눈의 티만 본다’는 우리 속담도 같은 뜻이다.
“우리가 지난 대선 때 쓴 불법 선거자금의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으면 대통령직을 포함하여 정계를 은퇴하겠다,” 2003년 12월14일 노무현 대통령은 방송에 대놓고 직접 국민을 상대로 이렇게 발표를 했다.
한나라당과 기회주의 언론들은 선거를 앞에 두고 대세론이다 뭐다하면서 다잡은 정권인양 기세등등했다. 지방 상업고등학교 출신 대통령은 ‘깜’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그가 당선이 되었다. 그런 상황이었으니 그가 아무리 양보하고, 노력해도 그것은 대통령이 된 노무현의 사정이고, 국가경영에는 관심조차 없었다. 흔하디흔한 대선 후일담 같은 것을 놓고, 불법자금으로 대선을 치러 당선되었으니 정권의 “도덕적 기반이 무너졌다. 정체성의 위기다. 어떻게 임기를 채울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등 갖은 훼방으로 취임 대통령을 연일 몰아붙였다.
그대로 앉아 있자니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되고, 국회 다수당이던 한나라당의 협조 없이는 민주적 절차에 의한 국가경영은 갈수록 힘들어 지는 상황이었다.
언론이 비판기능을 상실하면 존재의 의미가 없다. 그러나 한국의 몇몇 기회주의 언론들이 ‘국민들 가지고 놀기’를 했다.
전체 언론이 불법 선거자금이 ‘한나라당의 10%가 넘느냐 아니냐’를 놓고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나머지 90% 더 쓰고도 패한 한나라당조차 대변인이 공식적으로 거론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는 이슈를 ‘말에 대해서 책임을 져라’로 어느새 못 박아 버린다.
결론도 쾌도난마와 같아서 편 가르기 좋아하는 국민들의 입맛에 딱 맞다. “선거에서 불법은 나쁘다. 불법을 스스로 인정했다. 불법을 저질렀으니 물러나라.”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진보당의 당내선거가 이렇게까지 대단한 ‘꺼리’인가, 국회의원 300명 중에서 30명도 아니고 13명이 겨우 턱걸이를 했다. 5%도 안 된다. 이 숫자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약 10%의 정당득표율이 갖는 또 다른 의미는 여전히 남아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호들갑을 넘어서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숨소리와 귓속말까지 중계방송을 하는 것일까. 선거 치루기 전에는 존재 자체를 무시하다가 이렇게 연일 떠드는 이유는 뭘까. 이전의 국회의원들과는 차별적이고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할 것 같아서 기존 정치권에서 해야 할 걱정을 대신해 싸워주고 있구나 하는 순진한 생각도 해본다. 또 이들이 내세우는 진보적이고 바람직한 국민생활 공약들이 기득권들의 가치체계를 홀라당 까발림 할까봐 미리 숨을 죽여 놓을 필요에 의해서 이러는가. 말마따나 5%도 안 되는 국회의원들에 의해 국가가 전복(?)당할까 봐 그럴까.
고발자도 없는 당내선거에 검찰이 수사를 하겠다는 말이 나도는 걸 보면 그림이 좀 선명해 지는 게 보인다.
그건 그렇다 치고, 불법부정이 있다면 당내에서 빠른 시간 내에 내부정리를 할 자정능력이 정녕 없는가.
물론 억울한 점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변명할 때가 아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유독 당신들만이라도 오직 투명 유리상자안에 있기를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 이것이 한국사회가 지향하는 궁극이 아니겠는가! 그럴 생각이 없다면 새누리당과 DNA가 다르다는 생각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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