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호는 아주 빨리 온다
무궁화호도 빨리 온다
통일호는 늦게 온다
비들기호는 더 늦게 온다
새마을호 무궁화호는 호화 도시역만 선다
통일호 비들기호는 없는 사람만 탄다
새마을호는 작은 도시역을 비웃으며
통일호를 앞질러 달린다
무궁화호는 시골역을 비웃으며
비들기호를 앞질러 달린다
통일쯤이야 연착을 하든지 말든지
평화쯤이야 오든지 말든지?
백무산(1955 - ) ‘기차를 기다리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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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부산까지 두 시간여 만에 달려가는 고속철이 빠진 걸 보니 꽤 오래 전에 발표한 시인가 보다. 부자가 되고 선진국이 되면 통일은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날 남과 북의 하는 짓을 보면 통일은 더욱 멀게만 느껴진다. 비둘기호, 통일호와 같은 이름을 가진 기차는 오든지 말든지 기다리지 않게 되었다. 그 이름에 담긴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염원도 함께 촌스럽고, 낡고, 비웃음을 사고. 비난당하는 가치가 되고 있다.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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