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믿는다는 것은 어느 대상을 신뢰하는 것을 뜻하지만, 이 글에서 다룬 ‘믿음’은 구체적으로 예수를 자신의 구세주와 삶의 주인으로 받아들인 믿음, 즉 성경은 하나님이 자신을 계시한 완전무오한 진리로 받아드리는 기독교 신자의 믿음을 가리킨다. 이 믿음 때문에 복음전파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목숨을 걸고 온 일생을 불태우는 분들, 믿음으로 극적인 변화의 삶은 사는 분들, 자연의 법칙을 뛰어넘는 신비한 기적을 체험한 분들을 접할 때마다 본인은 자신의 믿음의 현주소를 드려다 보게 된다.
나에게는 이러한 계기가 있을 때마다 생각나는 사건이 있다. 논산훈련소에서 전반기 훈련 시 시력이 나쁘고, 또한 사선에만 올라가면 가슴이 뛰어 모든 사격시험은 모조리 불합격하고 기합을 무지 받았다. 훈련이 끝나갈 즈음 최종 사격시험에 합격해야만 출소하는데, 본인은 아무래도 자신이 없어 나의 불안한 고민을 제법 가깝게 지내던 내무반장에게 털어놓았다. 지금도 그 얼굴과 이름이 기억되는 그가 워커발로 나를 툭 건드리며, “야 임마, 내가 너를 사격시험에 떨어지게 하겠냐?”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되고 안심을 주는지, 결국 간신히 불합격을 면한 점수를 받았다(내무반장의 점수 조작일수도 있겠지만).
성경이 정확무오한 하나님 말씀이라고 고백하고, 말씀 안에 수많은 약속을 믿는다는 본인이, 인생의 시련과 고통을 당할 때마다 그 말씀의 약속을 믿는 믿음이 군대에서 경험했던 한 인간(내무반장)의 약속과 위로를 믿는 것보다 훨씬 못한 것을 깨닫게 된다. 요사이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하게 된 동기는 지난 6월 1일에 워싱턴 포스트지에 실린 기사 때문이다. 랜디 월포드(Randy Wolford)라는 목사가 성경말씀(마가복음 16: 17-18)에 근거해 독사 방울뱀을 집어들고 다루는 소위 “snake-handling”을 하다 그 뱀에 물려 44세의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은 기사이다. 그는 이러한 일을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 믿음의 표시로 과거에도 여러 번 감행했고, 그의 아버지 목사도 랜디가 15세 때 똑 같은 일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기독교 신자이며 랜디의 친구이기도 한데, 그가 뱀에 물려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처음부터 자세히 목격하면서, 병원에 연락하여 응급조치를 취해야 할지, 아니면 랜디의 믿음의 행위를 방해하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결국은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게 되었다고 뼈아픈 고백을 한다.
이 기사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데, 랜디가 성경말씀을 추호의 의심없이 문자 그대로 믿은 그 믿음은 정말 부러우며 존중해야 하지만, 마가복음의 말씀이 과연 그렇게 독사뱀을 일부러 만지라는 뜻일까 하는 데는 확신이 안 선다. 물론 자연 법칙을 초월한 기적을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연법칙 자체가 하나님의 법칙이므로 그 법칙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기사를 통해 성경말씀은 더욱 깊은 묵상과 위로부터 오는 성결한 지혜를 통해 읽어야 한다는 교훈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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