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부터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며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벌여온 ‘수요시위’가 이번 주엔 LA에서도 열렸다. 지난 25일 다운타운 일본총영사관 앞 70여명이 참가한 LA 수요집회 선두에 선 사람은 한국에서 날아온 김복동(86) 할머니였다. 아직 철부지 소녀였던 14세 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과 굴욕의 인권유린을 겪어야 했던 그가 “내가 바라는 건 일본정부의 공식 사죄”라고 외치는 음성엔 아직도 삭이지 못한 한과 분노와 슬픔이 배어 있었다.
일본정부의 책임인정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계속되어 왔다. 국제노동기구는 배상을 촉구했고 유엔인권소위는 법적책임을 지적했으며 2007년엔 미 연방하원에서 2차대전 종군 위안부 관련 일본정부의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22년 긴 세월 동안 할머니들의 한 맺힌 호소에도, 국제사회의 합리적 권유에도 일본정부는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 일제하에서 2차대전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되었던 수만명 어린 처녀들은 이제 대부분 고인이 되었고 한국정부에 등록된 생존자도 80대 이상의 고령으로 61명에 불과하다. 일본정부의 진정어린 사죄 없이는 매듭짓지 못할 위안부 문제는 결국 우리 역사에 영원히 아물지 못할 아픈 상처로 남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연방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 5주년을 맞는 금년 7월 미주한인사회에서는 위안부관련 각종행사가 열리고 있다. ‘위안부 기림비’ LA 건립 추진도 그중 하나다. 한인사회의 진지한 관심과 동참이 필요한 프로젝트다.
LA 기림비가 한인사회의 적극적 지지를 얻기 위해선 우선 설치 장소부터 잘 택해야 한다. 한인뿐 아니라 타인종에게도 “비도덕적 인권침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일깨워주는 교육역할”을 장소선정의 기준으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이미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진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의 공공도서관 앞과 뉴욕 롱아일랜드의 아이젠하워 공원은 그런 의미에서 적절한 장소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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