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수사학’을 펴낸 손택수 시인이
한국시인협회가 주는 젊은 시인상을 받을 때
밝힌 수상 소감이다.
시집이 나오고 일주일 동안 책이 하도 잘 나가서
베스트셀러 시인이 되는 꿈을 꾸었단다.
알고 보니 그것은 순전히 가짜였다고,
어머니가 아들 자랑을 하고 싶어 한 권 한 권
사다가 쌀독 속에 쌓아 두었던 것.
가끔 노친네 친구들에게 팔기도 했다는데
시집 외상, 5000원
시집 외상, 8000원
어머니 글씨가 선명했고 시인이 시인 자신의 시집을
사는 것 같아 얼굴을 화끈 붉혔다 한다.
그 뒤 한 달을 기다렸다가 서점에 들러 보니
딱 한 권 팔렸다고.
그 말을 들은 시인은 처음엔 실망했지만
그 한 권을 사간 사람은 혹시 시인일지 모른다고
그 한 권을 산 독자를 위해 계속 쓰겠노라 했다.
시인은 시밖에 몰라서 늘 목말라해도
투명한 영혼의 젖줄은 계속 풀어내야 한다고.
독자 한 사람의 가슴을 울리기 위해 쓰는
오, 진정한 베스트셀러 시인.
- 노향림(1942 - ) ‘베스트셀러 시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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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펴내고 베스트셀러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초보시인입니다. 시집을 거들떠보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무명 시집을 사준 미지의 독자가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사실이 눈물겹게 고맙고 그를 위해서라도 시를 쓰고 싶은 용기를 갖곤 하지요. 어느 날 낯선 시인의 시집을 사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선생님이 바로 시인에게 시를 쓰는 동기를 부여해준 바로 그 귀한 분이시군요.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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