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유난히 기승을 떨었던 여 름의 끝에서 추석을 맞는다. 올 추 석은 30일, 내일 모레 일요일이다. 한인타운 곳곳에선 추석풍경이 정 겹게 펼쳐지고 있다. 햇밤과 대추, 토란과 송편이 쌓인 마켓도 추석 장을 보는 발길로 이번 주말엔 제 법 붐빌 것이다.
추석이 주중에 든 예년엔 살기 에 바빠 달력 한 번 힐끗 보고 지 나쳤는데 금년엔 흩어져 사는 가 족과 친척, 친구들까지 불러 모아 추석 상을 차릴 여유가 생긴 것이 다. 바다 건너 한가위 귀성 길에 동 참할 수는 없어도 처음 투표권도 생겼겠다, 고향집 명절 화제인 대 선 이야기를 여기서도 풀어놓을 수 있게 되었다.
공황에 가까운 경기침체 속에 던져졌던 지난 몇 년에 비하면 이 제 경기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러나 서민의 경제 체감지수는 여 전히 낮고 어둡다. 불황의 터널에 서 벗어난 사람도 있지만 아직 우 리 주위엔 직장 잃은 가장, 취직 못 한 자녀, 빚에 허덕이는 고용주, 감 봉에 허리띠 졸라매는 종업원, 줄 어드는 복지예산으로 불안한 노인 들이 너무나 많다.
미국 전체의 가난도 줄어들 기 미가 안 보인다. 인구의 15%인 4,600만명이 빈곤층이다. 미 센서 스조사 결과다. 18세 이하의 빈곤 층 비율은 21.9%나 된다. 미주 한 인도 7명 중 1명은 가난한 계층에 속하며 특히 노인의 경우 약 25% 가 빈곤층으로 분류되었다. 지난 주 발표된 뉴욕의 경우인데 LA를 비롯한 타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 을 것이다.
빈곤층 통계는 그저 숫자가 아니 다. 하루살기 빠듯한 생존투쟁이며, 소박한 나의 도움에 살아갈 힘을 얻 을 수 있는 내 이웃, 내 친구, 내 가족 의 소리 없는 비명일 수도 있다.
풍성한 수확으로 행복한 상을 차리고 넉넉해진 마음으로 가난한 이웃과 함께 음식과 정을 나누어 온 것이 추석이다. 그래서‘ 가을 저 녁’이라는 뜻에 어울리게 秋夕은 옛 부터도 가장 아름다운 명절이 었다.
지난 한해에도 재난과 역경은 끊이지 않았다. 지구 전체가 천재 지변으로 몸살을 앓았고 살인과 자살과 질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와중에서 가 족 모두가 함께 풍성한 추석식탁 을 즐길 수 있다면 그것 자체가 기 적이다. 금년엔 이 기적에 대한 감 사를 따뜻한 손길로 전하며 추석 을 맞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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