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의 한 공립고등학교가 ‘표현의 자유’를 부르짖는 기독교인들과 ‘교회와 정치의 분리’ 주장하는 단체들 간에 자주 발생하는 갈등의 초점이 되고 있다.
월스트릿 저널은 2일 텍사스 쿤츠에 소재한 쿤츠(Kountze) 고등학교 치어리더 18명이 위스콘신주 매디슨에 있는 ‘종교로부터의 자유 재단’에 의해 소송을 당해 학교 풋볼팀을 응원할 때 내걸었던 성경 구절이 적힌 배너를 걸지 못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릿 저널은 주 지방법원이 오는 4일(목) 이번 소송에 대한 첫 심리를 가질 예정이라면서 법원의 판결은 신앙 양심에 따른 표현의 자유가 어느 정도까지 보장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치어리더들은 풋볼 시즌이 시작된 후 경기가 열릴 때마다 종이로 만들어진 배너를 내걸었다. 한 배너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라(고린도전서 15:57)”는 구절이 적혀 있었고 다른 배너는 에베소서에서 인용한 “내게 힘 주시는 그리스도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소셜 미디어 ‘Pinterest’에서 힌트를 얻어 시작된 성경구절 배너는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단체들과는 달리 지역 사업자들 또는 선수들의 학부모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들이 운영하는 페이스북은 4만4,800명의 회원을 갖고 있다. 지지자들은 또 법정 비용 마련을 위해 티셔츠를 판매하는 등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을 자세다.
그러나 이 문제를 공립학교가 치어리더들의 개인적인 신앙 표현을 지지해줄 수 있는가에 대한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결코 그럴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치어리더는 학교의 활동이고 풋볼 게임 역시 학교의 활동이기 때문에 당연히 헌법에 위배된다”는 게 U-VA의 더글러스 레이콕 헌법학 교수의 해석.
이에 대해 텍사스주의 그렉 애봇 법무장관은 “학생들의 종교의 자유를 반드시 지켜주겠다”며 역 소송을 제기할 뜻을 비춰 더욱 뜨거운 법적 공방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애봇 법무장관은 쿤츠 교육감에게 보낸 편지에서 ”“종교로부터의 자유재단이 헌법이 규정한 범위를 훨씬 넘어선 무리한 조건을 공립학교에 강요할 때가 많다”고 주장했으며 반대로 이 재단은 홈페이지에서 애봇의 편지가 잘못된 정보에 근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치어리더들을 변론하는 ‘자유연구소’의 관계자는 “연방대법원은 학교 활동과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의 종교 표현을 허용했고 최근에도 졸업생 대표가 기도로 연설을 시작하는 것이 합헌이라는 판결이 나왔다”며 “치어리더들의 결정에 학교가 관여한 적 없고 응원복도 다 돈 주고 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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