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나이 오십 전후였던 것 같다. 여성호르몬 불균형으로 신체리듬이 깨져 정신과 육체에 이상한 증상이 나타났다.
보통 갱년기 장애 증세의 하나인 체온이 뜨거워졌다가 곧 다시 차거워지는 고통이 무척 심했다. 또한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했고 설상가상으로 친한 친구가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져 운명을 달리함을 지켜보기도 했다. 그 충격으로 삶의 슬픔과 허망함을 느꼈고 우울증에 걸려 매일매일이 힘들었었다.
그 허무감은 정신과 육체를 피폐하게 만들었으며 이렇게 죽으려고 내가 그렇게 힘들게 살아왔나 싶어 스스로에 대한 회의와 억울함이 온통 나를 지배했던 시간이었다.
늘 외롭고 목이 마르도록 헛헛했으며 내 가슴은 뻥 뚫려서 절망과 허망함에 허우적거리며 살아가기도 했다. 나혼자 감당하기에 너무나 힘이 들어 성격은 거칠어져 주위 사람을 괴롭히기도 하며 방황을 했다.
그렇게 한바탕 회오리가 지나간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힘들었던 시간은 흘러가 있었고 어느덧 내 나이 육십이 다가오고 있었다.
다윗왕의 반지에 새겨진 말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명언을 진작에 떠올렸다면 당시에 그토록 힘이 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그런 방황의 시간은 내게 성숙함을 주었다고 스스로 위안을 한다.
전에는 칼로 무를 짜르듯이 모든 것이 명확해야 직성이 풀렸고, 누군가 내게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를 하면 바로 직격탄을 날리며 누가 옳고 그른지를 짚고 넘어가자며 상대편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나 지금은 성격도 많이 부드러워졌고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조용히 들어주기도 한다. 그만큼 남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고 생각이 깊어졌다.
설령 상대방이 틀린 말을 했다 치더라도 그 말이 옳을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겸손한 자세를 가질려고 애쓴다. 이런 성숙함이 폭풍우를 뚫고 건너온 보람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징조인것 같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잘잘못을 굳이 따지기보다는 웬만한 일에는 져주기도 하고 상대를 존중하며 살려고 애쓰는 모습. 이것 또한 세월과 함께 터득한 나이값의 소중함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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