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적인 카리스마와 섬세한 마력을 동시에 지닌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
여성답지 않은 강렬한 터치
‘늑대 키우는 피아니스트’
내달 7일 신비한 매력 발산
‘늑대를 키우는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미모의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Helene Grimaud) 리사이틀이 11월7일 오후 8시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프랑스인 같지 않은 프랑스인, 여성 같지 않은 여성’으로 불리며 가녀린 체구와는 달리 강인한 터치와 음색을 자랑하는 엘렌 그리모는 이번 콘서트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8번을 비롯해 베르그와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바르톡의 루마니안 포크댄스를 연주한다.
불과 얼음, 열정과 이성, 섬세함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지닌 엘렌 그리모는 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고 대담하고 지성적인 연주를 들려주는 다양한 매력을 지닌 팔색조 피아니스트로 유명하다. 바흐, 베토벤, 슈만, 브람스, 라흐마니노프, 라벨, 거슈인 등 다양한 레퍼터리를 섭렵하며 유려한 프레이징과 신들린 듯한 핑거링을 구사하는 그리모는 아름답고 신비한 매력을 내뿜는 스타 연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1987년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 의해 발탁된 이후 쿠르트 마주어,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에사 페카 살로넨, 피에르 불레즈, 리카르도 샤이,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세계적인 마에스트로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그녀는 최고의 음반 레이블인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만 8장의 히트 앨범을 냈으며 수많은 상은 물론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 훈장(2002)과 문화 예술공로 작위(2008)를 받았다.
무엇보다 그녀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늑대 스토리’로. 1991년 미국 플로리다주로 이주한 그리모는 어느날 산책길에서 만난 늑대가 갑자기 그녀의 품에 달려든 순간, 인생이 달라졌다고 고백한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성의 생명력은 반복되는 연주 생활에 지쳐 있던 그녀에게 자유와 원시 에너지를 불어넣어 줬고, 늑대를 통해 심신을 회복한 그리모는 빚을 갚고 싶어 멸종위기의 늑대 보존에 투신했다.
늑대의 번식과 치료를 돕기 위해 대학에서 동물학을 공부한 그는 1999년 뉴욕에 늑대보호센터를 설립했으며, 현재 늑대 32마리를 돌보고 있는 그의 재단은 한해 2만명의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뉴욕서 살다가 최근 다시 유럽으로 이사한 그녀는 생태계와 동물보호 캠페인을 위해 연주 일정을 줄일 정도로 열정적인 늑대애호가로 살고 있다.
그리모는 글재주도 뛰어나 두 권의 베스트셀러 ‘야생의 변주’와 ‘특별 수업’을 출간한 작가이기도 하며, 다독을 통한 폭넓은 지식과 뛰어난 외국어 실력이 언제나 찬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번 LA 리사이틀은 거친 야성이 숨 쉬면서도 섬세한 마력을 지닌 엘렌 그리모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그가 연주하는 리스트와 바르톡은 어떤 피아니스트의 연주와도 다른 신비한 힘을 느끼게 한다.
티켓 55~112달러. www.laphil.com, (323)
850-2000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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