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었다는 뉴스가 들려오자 평소 민주당 지지율이 높기로 유명한 버클리 캠퍼스는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 되었습니다.
개표방송을 함께 지켜보기 위해 학교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 모였던 학생들은 늦은 시간까지 공화당 후보 롬니에게 압승을 거둔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를 함께 축하했습니다. 환호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저는 무의식적으로 그중 동양계 학생들은 얼마나 되는지 헤아리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전날 수업에서 여러 다른 소수 민족들 가운데 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치 참여도가 가장 낮다는 교수님의 설명을 들은 터라 그랬던 걸까요, 버클리 캠퍼스 전체 학생수의 과반수에 달하는 동양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결과를 지켜보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거 이후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 내 인종 분포의 변화가 이번 대선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한 전문가는 히스패닉계의 투표율 증가와 더불어 미국 전체 인구의 6%대를 차지하게 된 아시아계의 빠른 인구 증가가 이번 선거를 결정지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와 같은 특정 지역에만 집중되어 있었던 아시아계를 비롯한 소수 민족들이 플로리다나 네바다주와 같은 지역에까지 넓게 분포하게 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오바마의 재선을 도왔다고 합니다.
73퍼센트의 아시아계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것을 예로 들며 앞으로의 대선 후보들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전보다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아시아계 미국인 스스로가 오래된 정치적 무관심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아시아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정치인들을 워싱턴으로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아시아계의 권리 보장을 위해 함께 연대하는 공론의 장을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눈부신 경제적 성공을 통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룩한 “모델 마이너리티 (Model Minority)”라는 다소 일차원적인 스테레오타입에서 벗어나 주인의식을 가진 아시아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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