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해가 부지런히 산을 오르고 있음에도 아직 바깥은 저녁부터 새벽을 이어 가득 내린 어둠을 다 치워내지 못하여 깊은 잠에서 깨어나기엔 아..너무 힘에 겹다.
’아우 아침마다 전쟁도 아니고 ..얘들아 일어나 학교가야지.’
’얼른 안 일어나. 이제 안 깨울거야!’ ‘그래 뭐 니가 지각하지, 내가 지각하니.’ ‘그러길래 저녁에 일찍 좀 자래두 말을 안듣고...’ 호떡집에 불난 건 비할 바도 아닌 것이 집집마다 아이들을 깨우는 엄마들의 가슴엔 진작에 불이 나고 또 났다.
옛날엔 닭이 울어 이른 아침인가 했다지 지금의 자명종 대신에. 첫 자명종은 1787년 미국 뉴 햄스피어의 레비 헛친스 (Levi Hutchins) 가 발명했는데 그의 시계는 그가 일어나고자 했던 새벽 네시에만 한번 울리게 제작되었고 그 이후 1847년에 다른 이로부터 시간수정이 가능한 자명종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요즘엔 재미나고 희한한 자명종도 많아서 ‘안 일어날거야! 나 폭발한다!’ 이렇게 협박을 하다가는 몇번의 경고 후에 진짜로 폭발을 해버리는 자명종도 있다는데, 그것도 하나로는 도저히 되질 않아서 머리맡에 하나, 일어나 조금 걸어가야 하는 곳에 하나, 무의식중에 끄고 잘까봐 더러는 먼데 책상 서랍에도 하나 넣고 잔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3월 중순부터 11월까지, 떠오른 해를 따라 일찍 하루를 시작해 에너지 절약을 하자는 의도로 만들어진 섬머타임. 하지만 10월부터 섬머타임이 해제되기까지 한달여는 아침에 일어나기가 아주 죽을 맛이다. 아직 캄캄해 있는 아침 하늘아래 엄마인 나조차도 일어나기가 힘이 드는데 소풍 가는 것도 아니고 학교가라고 아이들을 깨우려니 북한의 새벽별보기 운동이라도 시키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의 필요를 위해 고쳐두었던 시계를 순리를 따라 되돌려놓은 두어주 전부터는 상황은 싸악 달라졌다. 아이들은 가서 깨우지 않아도 혼자 잘 일어나고 둘째 딸아이는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도 다녀온다. 이유는 바로, 해가 더 높이 떠있기 때문이다. 환하게 해가 뜨니 절로 눈을 뜨는 아이들. 엄마의 목소리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던 아이들이 자연이 깨우는 소리엔 투정도 없다. 오늘도 하늘에 걸린 벌건 자명종이 길게 창을 뚫고 들어와 날 대신하여 아이들에게 귓속말을 한다. 학교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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