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커트에, 허리에서 넓적다리까지 짝- 달라붙어 뭔가를 땅에 떨어뜨려도 엉덩이 부분이 튿어질까봐 줍기를 주저했던 우리 대학 1-2학년때의 나팔바지 패션. 스펜텍스가 없었을 때라 몸에 피가 안 통할거라고 어른들은 걱정을 하셨었지. 남의 학교애들은 몸에 꼭 맞는 예쁜 교복을 입는데, 우리 고등학교 교복은 여유있게 주름을 여기저기 잡아 밸트로 허리를 묶어주던 그래서 가뜩이나 뚱뚱했던 난 더 풍만해보여 싫어 했었다. 또 체육복은 몸에 여유가 더 있어야 한다고 몸빼바지를 무릎선에서 뚝- 잘라 입은듯한 ‘부르마’를 입혀서 더 더욱 싫어었지..
지난번 한국 대통령 후보들의 TV 토론회를 보면서 화살촉으로 꼭꼭 찍어내듯 질문하고 대답하는 젊은 진보당 후보를 보며 속 시원하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대통령감으론 너무 여유가 없다는 생각이 투표권도 없으면서 들었다. 자기만의 아픔이 크고 지독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면 잠시 잃어버렸던 바쁜 일들이 생각나 빨리 가봐야 하는지 원… 상대방을 바라보며, 같이 아파해주고, 같이 바보가 되어주는 사람을 만나면 밤이 새도록 떠들어도 헤어지기 싫어지는데…
활짝 핀 벚꽃들 사이를 걸으며 화창한 햇볕 속에서도 아직은 매서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올 겨울 추운 날씨 덕분에 입기 시작한 안감 붙은 운동복 바지, 몸빼바지처럼 고무줄이 마냥 늘어지니 편하고 따뜻해 벗을 수가 없다. 전통한복의 아름다움을 해친다고 조금은 무시했던 개량한복을 어쩌다 입었더니 어머나, 이렇게 편할 수가… 나이들어 몸의 선이 김장김치독 같은 항아리형이 되니 몸에 꼭 끼는 다른 옷들보다 여유있는 몸빼바지가, 치마폭이 넓어 잔뜩 나온 배를 가려주는 한복이 훨씬 편하다. 갑자기 옛날 개량한복을 즐겨 입으시던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 대학 총장님이 생각난다. 꽃봉오리 같은 어린 학생들에 대한 사랑을 가슴 그득 담고 올바른 삶의 중심을 가르치셨던 두 분 선생님. 그분들의 풍성한 치마폭이 각박한 세상으로부터의 우리들의 보호막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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