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용의자 형제 중 동생 조하르 타메를란이 은신했던 보스턴 근교 워터타운 지역에서 중무장한 경찰 특공대원들이 19일 수색작전을 펼치고 있다.(왼쪽)<연합> 19일 도주 끝에 경찰과 대치하다 총격전 끝에 부상당해 생포된 테러 용의자 조하르 타메를란이 피투성이가 된 채 앰뷸런스에 실려 가고 있다.

18일 - 카재킹 도주 포착… 워터타운서 대치 교전
범인 중 1명 몸에 폭발물 두르고 대항 사망

19일 - 경찰병력 수천명 투입, 보스턴 사실상 마비
주택가 수시간 대치 끝 피범벅 상태 생포

보스턴 테러사건과 관련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오후부터 19일 새벽 사이에 펼쳐진 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사건의 용의자 형제 2명을 추격하는 과정은 수백발의 총탄이 빗발치는 총격전이 벌어지고 용의자들이 도주과정에서 폭발물을 던지는 등 시가전을 방불케 해 보스턴 전역을 마치 전시와 같은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상황으로 보스턴을 공포로 몰아넣은 테러 용의자 추적과정을 따라가 본다.

■총격신고로 행적 포착
용의자 타메를란 차르나예프(26)와 조하르 차르나예프(19) 형제의 행적이 수사당국에 포착된 것은 18일 오후 10시20분께, 보스턴 시내 MIT 대학 내에서 총격사건 신고가 접수됐을 때였다.

미국 언론들은 용의자들이 MIT 근처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친 뒤 대학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후 MIT 캠퍼스에서 총격신고가 들어오면서 10분 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순찰차에서 숨진 경찰관 한 명만 발견했고 용의자들은 찾지 못했다.

경찰은 숨진 경찰관을 발견하고 나서 잠시 뒤 2명의 남자가 하버드대 인근 캠브리지에서 머세데스 벤츠 차량을 카재킹해 도주한다는 신고를 받고 다시 추적에 나섰다.

용의자들은 30분간 차량 주인을 인질로 잡고 도주하다가 주유소 근처에서 그를 풀어줬다. 차량 주인은 다치지 않았다. 용의자들을 찾던 경찰은 캠브리지 교외 지역인 워터타운에서 용의자들이 탄 차량을 발견했다.

■영화 같은 총격전
이때부터 영화 속의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추격전이 시작됐다. 용의자들은 따라오는 경찰에 폭발물을 던졌으며 차를 세워두고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 형인 타메를란은 교전 중 몸에 폭발물을 두르고 경찰을 향해 뛰어들었지만 수십 발의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이후 용의자 타메를란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고, 경찰관 한 명도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스턴 경찰은 이날 19일 새벽 4시에 보스턴 테러사건의 용의자 두 명 중 한 명이 사망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동생인 조하르는 탈취한 차량을 이용해 다시 달아나다 차를 버리고 도주했고 그가 남긴 배낭에는 원격조정 폭탄이 들어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경찰을 인용해 전했다.

■대대적 수색
조하르는 자신의 거주지이던 보스턴 근교의 워터타운 지역으로 도주해 잠행을 계속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수천명의 무장 병력과 경찰특공대(SWAT), 무장 차량들을 보스턴과 인근 지역에 투입, 검거작전을 펼쳤다.

경찰은 용의자가 나타난 지역의 집들을 일일이 수색했고 시민에게 집에 머물고 신분이 확인된 경찰이 아니면 절대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당부했다.

매서추세츠주 당국은 워터타운 등 보스턴 인근 지역의 상점 문을 닫게 하고 대중교통을 전면 중단했으며 하버드와 MIT 등 보스턴과 캠브리지의 대학들은 휴교령을 내렸다.

■용의자 마침내 검거
도주 중이던 두 번째 용의자 조하르는 19일 오후 8시45분께 워터타운 지역의 한 주택가의 보트 안에서 발견돼 경찰과 수 시간 동안 대치를 벌이던 끝에 생포됐다.

조하르는 경찰과의 총격전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현장을 지켜본 보스턴 글로벌 기자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용의자가 피범벅이 된 상태이며 의식이 살아 있다”고 전했다.

이로써 테러용의자 형제에 대한 20여시간에 걸친 추격전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