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뉴저지 일대에는 1990년대 중반부터 대자본을 앞세운 메가 스토어들이 진출, 수많은 영세 자영업체나 맘 & 팝 비즈니스가 몸살을 앓았고, 최악의 경우에는 폐업되는 사태까지 발생하였다.
스테이플스가 들어오면서 동네 문방구가, 홈디포가 들어오면서 철물점이, 코스코가 들어오면서 식품점이, IKEA가 들어오면서 가구점이, 그리고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서브웨이, 맥도널드, 7 일레븐, 버거킹, 던킨 도너츠가 들어오면서 커피샵이나 햄버거/ 베이글 가게들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말할 것도 없이 소자본을 투자하여 운영되어 오던 이민자들의 ‘구멍가게’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되었다. 최근 유행하는 말을 빌린다면, ‘골목 상권’이 붕괴, 많은 식자들이 우려하여 왔던 자본주의의 병폐가 노정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설상가상 격으로 이제는 대한민국의 기업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지난 16일 한국 프랜차이즈 투자설명회가 KOTRA, 매일경제 등의 주최로, 재외동포재단의 후원으로 맨해턴에서 열렸다. 대부분 식품/음료/제과 관련업체들이다.
1930년대에 정착된 프랜차이즈 비즈니스의 선두주자는 미국이며 업종은 패스트푸드점, 일반소매점, 과세자료정리사무실, 세탁소 및 모텔 등이다. 2005년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 100만 곳에 달하는 업소가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영업되고 있으며, 매상은 9,000억 달러에 달한다.
프랜차이즈 본사(Franchiser)는 점포 운영주(Franchisee)가 프렌차이즈 대금을 내고 제반 계약을 수행한다는 조건으로 상호 사용권을 부여하고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시킨다. 양측의 관계는 평등, 수평관계가 아닌 상하 수직관계로, 점포 운영주는 이미 성공한 브랜드에 ‘편승’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이 적다는 장점은 있으나, 창의력이 크게 요구되지 않고 재량권의 폭도 크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실내장식에서 부터 진열, 유니폼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항을 본사의 지시에 따라야 하고 매월 이익금의 일정부분을 지급하여야 한다.
국제화한 세상에서 로고, 실내장식, 진열 등은 타지에서 온 사람들과 현지인 간에 큰 차이가 없겠으나 식품, 음료, 제과의 맛 그리고 마케팅은 현지인들이 더 잘 알고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한국 프렌차이즈 운영주들은 현지를 잘 모르는 한국의 본사로부터 지시를 받아 영업을 하여야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들 업소가 목표로 하는 주 고객은 유학생 등 한인들이 아니다. 현지 미국인들이 되어야 하고, 다수 미국인들이 고객이 되어 주어야 비즈니스로 성공할 수 있다.
한인들이 한국 프렌차이즈 비즈니스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새롭게 창업하자니 리스크를 감안하여야 하고, 미국 프렌차이즈를 하자니 언어가 부족하거나 정서가 맞지 않아서 또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접근이 쉽고 귀에 익숙한 그리고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 브랜드에 쏠리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비즈니스 성공여부는 마케팅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하면, 고객을 창출하는 일이다. 마케팅은 업주의 몫이다. 고객창출은 한국 본사가 해 줄 수 없는 영역이다. 그렇다면 왜 거액의 프랜차이즈 대금을 지불해 가며, 그리고 영업하는 동안 이익금의 상당 부분을 ‘상납’하여 가며‘상전’을 모실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차라리 현지와 소비자의 행태를 잘 알고 있는 현지 전문상담자를 고용한다면 업주 자신이100% 주인인 것을….
게다가 이미 대금을 챙긴 본사가 시간이 경과 된 후, 이역만리에 있는 업주들에 대한 지원에 소홀히 하거나, 중단을 해서 업주들은 ‘닭 쫓던 개’혹은 ‘낙동강의 오리 알’신세가 되어 버리고 만 경우를 필자는 보아왔다.
전 가족의 생계가 걸린 중차대한 일이다.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현지는 현지인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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