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당신의 전 재산 10%를 투자해서 인재를 키운다면 어떤 사람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머리가 비상한 사람, 재주가 많은 사람, 아니면 계산이 빠른 사람입니까?”라는 인터뷰 질문을 받은 워런 버핏은 이렇게 대답했다. “모두 아닙니다. 나는 올바른 버릇을 가진 사람을 선택해서 키우겠습니다.”그런데 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이르는 교육 시스템은 올바른 버릇을 습득하는데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가지 과일을 집어넣으면 주스를 만들어내는 믹서기처럼 학생들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머릿속에 지식을 부어 넣으면 암기로 여과하여 시험이라는 도구를 통해 토하는 것이다. 그런 수동적 지식생산 과정에 철저하게 길들여진 학생일수록 외부에서 자극이나 힘이 주어지지 않으면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생각하는 갈대에서 생존에 급급한 갈대로 변질되어 암기하는 버릇에 젖은 학생은 점점 설자리를 잃게 된다. 적어도, 무엇이든 순식간에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이 주도하는 사회에서는 그렇다.
기업이 지원자로부터 이력서를 받으면 먼저 구글에서 지원자의 이름을 검색한다. 검색창 첫 번째 페이지에 아무 것도 뜨지 않으면 학교 공부에만 연연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한 자기계발이나 개발에는 무관심했다는 증거다. 다른 관심사가 있더라도 수업ㆍ과제물ㆍ시험준비에만 열심을 내도록 학교는 유도한다.
부모 또한 자녀가 빈둥거리거나 백일몽을 꾸는 것에 기겁을 한다. 그렇지만 ‘열심’이란 방법에는 방향타 또는 노하우가 빠져있다. 빠듯한 스케줄로 무조건 밀어붙인다고 사회에 필요한 인물이 될 수 있을까. 문화적 소양을 갖춘 성인이 될까.
부족한 부분에 초점을 두는 버릇 또한 학교에서 유도한다. 영어ㆍ수학ㆍ과학 등 어느 과목에 취약점을 보이면 방과후 보습 혹은 과외를 통해 만회하도록 종용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부족한 점보다 장점 혹은 특기에 초점을 두고 그것을 향상시킬 때 자신감이 더 생기지 않을까. 정해준 교과목을 따라잡느라 사회에서 요구하는 필수과목 “네 자신을 알라”에 시간 투자를 못하는 치명적인 맹점도 생긴다.
자신을 파악하는 출발점은 혼자 있는 연습이다. 그렇지만 학교는 고독을 연습하는 버릇을 말하지도 않고, 학생은 그것을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 전자는 ‘홀로 세상에 던져진 느낌’에 수동적으로 밀리는 것이고, 후자는 그것을 스스로 찾아 나서서 감싸는 것이다. 고독은 고통의 근원이 아니라 상상력과 창의력의 출발점이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왜 해야 하는지 등 가치관, 목적의식이 없다면 모든 교과목의 내용을 꿰뚫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나아가 자기 성찰로 속을 들여다보는 것과 동일하게 중요한 것은, 자신을 현주소에 이르게 만든 학교 시스템과 사회 구조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다. 학교와 사회는 타인에게 선을 베풀라고 가르치고 요구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이기적인 인간을 만드는 버릇을 키우는 곳이다. 그곳에서 자신이 지닌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무엇인가. 동료나 커뮤니티가 우선이 아니라, 나의 학점ㆍ랭킹ㆍ진학ㆍ취업ㆍ승진ㆍ지위가 아닌가.
자신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영감은 고독을 통해서 온다. 잠재력이 가치 있는 삶으로 표현되려면 변신이 필요하다. 변신은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 돌아와 기여할 때 시작된다. 학교를 벗어나 방학과 졸업을 맞는 시즌이 시작되는 지금이 <고독-영감-변신>의 변증법적 진화를 버릇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결국 버핏이 말한 올바른 버릇은 깊은 고독에서 생성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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