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의 편지가 서울에서 날아왔다.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이상문 회장의 편지였다.
벼슬길도 아닌 문학의 길을 인고의 정신 하나 가슴에 품고 한 평생을 살다 간 선배 문인들이 많이 있고 지금도 그런 정신 하나만을 품고 문학의 길을 가는 문인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문학의 밭은 더 이상 양식을 일구는 밭이 아니라 쭉정이나 잡풀들을 무성하게 키우는 황량한 흙 판이 되어가고 있다. 가슴이 답답하고 서글프기 그지없다.
그는 말했다. “한국에서 문학은 이미 도태 되었습니다. 그나마 한국 펜클럽이 찌그러지고 상한 간판이라도 걸고 지금까지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데 이나마 이 땅에서 살아진다면 한국문학의 숨소리는 어디에서 들을 수 있겠습니까...”한국 문학이 도태되고 있다는 탄식이다. 한국문학의 도태를 누가 책임을 지고 뼈를 깎는 아픔의 성찰로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인가?한국이 경이적인 경제발전을 하면서 거기에 따르는 부작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먹고 살만 하니까 슬금슬금 이름에 분칠을 해서 본 얼굴을 감추고 이상하게 화장한 얼굴을 내미는 아줌마 문학 부대들이 문단에 대거 나타난 것도 부작용 중의 하나이다. 아무런 자기 성찰도 없이 초등학교 시절에 배운 한글 실력으로 문학을 한답시고 문단을 들락거리며 문단의 토양을 더럽히는 무리들이 있다. 잡지사나 출판사는 이들 덕분에 돈을 벌며 희희낙락하지만 문학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
IMF 시절, 탄탄하던 기업들이 도산하는 어려운 때에 제일 먼저 문을 닫을 줄 알았던 잡지사들은 의외로 문을 닫지 않았고 닫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문학을 한다고 몰려다니던 무리들 덕이었다.
한국문학의 현실은 한국문인들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해외에서의 한국문학의 풍토는 어떠한가? 거리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제 멋대로인 경우가 많다.
소크라테스의 기초 사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세상 천지에 그 흔한 미학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인생철학이 무엇인지, 문학정신이 무엇인지 생각조차 해 보지도 않은 자칭 문인들이 우글댄다. 연습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고, 배우지 않아도 되는 것이 문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본질론과 시학을 모르고 시를 쓰는 사람들이 과연 시인이라 할 수 있을까?세상에는 고전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 책들이 있다. 그중에는 아직 읽히지 않은 책들, 명작들이 많은데 과연 자격 미달의 자칭 문인들이 돈 들여 만든 잡다한 책들이 과연 우리에게 필요 할까?한국에서나 미주에서나 잡기를 써놓고 문학 작품이라고 하는 자칭 문학 부대들만 설쳐댄다면, 한국 문학계가 자기성찰을 하지 않는다면 한국문학은 도태되지 않을 수 없다.
문학은 스스로 되지 않는다. 신은 있으되 교회나 절을 찾지 않으면 신이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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