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대한민국과 수교 50주년을 맞고 한인동포들도 5만명 이상 살고 있는 브라질의 첫 이미지는 말할 것도 없이 축구다. 1930년 월드컵 대회가 생겨난 이래 월드컵 최다 진출 팀일뿐 만 아니라 이탈리아, 프랑스, 멕시코, 독일과 함께 다섯 번이나 우승컵을 차지했던 팀이다.
그 축구의 나라에서 내년(2014년 6월13일 ~ 7월14일)에 개최되는 20번째 월드컵대회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브라질 정부가 극빈층과 서민층의 복지후생 정책을 등한시한 채 월드컵관련 기반시설 구축에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고 해서 국민들의 반발이 심각하다.
지난달 말 100만여 명의 데모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우리에게 월드컵 대회 따위는 필요 없다”고 외치며, 한 때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주장을 하고 나섰다. “세계가 월드컵을 보이콧하라!”고…지금까지 브라질 축구는 어려운 경제 난국 속에서도 군사독재시절에도 그 어느 나라도 대적할 수 없는 막강함을 자랑했다. 펠레나 호날두 같은 걸출한 영웅들을 배출하면서 축구는 전 국민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아 왔고 커다란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 주었다.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에서 국민을 하나로 묶어 주는 구심점 역할을 하여 왔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2014년 월드컵 유치는 국내경제를 좀먹는 ‘암적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데모대들은 펠레가 ‘일부 시위대들의 주장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동영상과 호날두가 월드컵경기는 스테디엄에서 펼쳐지는 것이지 ‘병원’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하면서 국민적 추앙을 받았던 세기적 스타들을 질타하고 나섰다.
일련의 시위대들은 정치인들의 부정부패 척결을 주장하고, 공공요금인상에 항의하고, 열악한 교육시설 개선 등을 요구하면서 축구경기를 하고 있는 스타디움 밖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격렬한 양상을 보였다.
이에 국제축구연맹인 FIFA는 브라질 정부가 2014년 월드컵 경기와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 경기를 차질없이 안전하게 잘 진행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전폭적인 신뢰를 아끼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발표하였다. 아울러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주최권을 회수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2014년 월드컵경기와 2016년 올림픽을 유치하여 민주국가이며 경제적으로 발전된 나라라는 것을 세계만방에 알리고 싶어 했던 정부 당국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가위상을 과시하는 계기가 되기는커녕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는 경기 유치는 국민들부터 원성의 대상이 되면서 엄청난 저항에 부딪쳤다. 월드컵 경기장과 부대시설, 간접시설 확충에 130억 달러를 쏟아 붓고는 있지만 많은 프로젝트가 예산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2007년 월드컵 경기를 유치했던 당시 이에 환호하였던 시민들이 월드컵 경기를 위한 과대한 사회간접시설 확충 예산지출에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세계인들은 브라질 정부가 투자하고 있는 시설물들이 월드컵 경기기간뿐 아니라 추후 ‘병원’으로서의 기능도 잘 수행하여 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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