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은 한국에서 휴전협정이 조인된 지 60주년이 되는 날이다. 3년1개월을 끌었던 한국전쟁이 정전협정으로 총성이 멈추고 한반도에서 불안하게나마 평화가 자리 잡은 지 60년이 된다.
조국에서는 오늘의 한국을 일으키는데 최대 공로자가 누구냐 하는 데에 많은 논쟁이 있고 그에 대한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는 그 공로자 중 한사람으로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아이젠하워를 꼽고 싶다.
한민족으로서는 그때 통일을 이루지 못한 것이 아직까지 못내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하지만 당시 국제 정치상황을 고려해보면 그것은 감상주의적 희망사항일 뿐이었다는 생각이다. 아이젠하워는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신분으로 한국에 가서 현지의 전투지형까지 직접 살펴보고 휴전만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결론 내렸다.
아이젠하워는 연합국 최고사령관으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준비하고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나치 독일의 패망을 이끌었고 북대서양 동맹군 총사령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전쟁을 수행하는 데 탁월한 지도력을 가진 그는 한편으로 인명을 존중하는 군인이었다.
그가 패망한 독일에서 본 것은 밤낮을 번갈아가며 반복되는 영국과 미국의 공군기 공습으로 거의 모든 도시가 초토화된 것이었다. 수많은 죄 없는 민간인들의 죽음과 부상을 목격하였다. 그는 1945년 7월에 열린 포츠담회담 도중 원자탄 실험이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일본이 조만간 항복할 텐데 굳이 원자탄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역설했었다.
대통령 후보 당시 그는 선거 막바지 무렵 “나는 당선되면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서 아들이나 남편을 전쟁터에 보낸 유권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당선 되었고, 공약대로 한국에 와서 정찰기를 타고 전선을 직접 살펴보았다. 그 앞에 보인 것은 끝없는 산과 구릉뿐이었다. 별 쓸모없어 보이는 고지 하나를 차지하려고 고귀한 인명들이 수없이 손실되는 것이 그에게 무의미해 보였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원자탄을 사용하거나 만주와 중국으로 확전한다면 그것은 제3차 대전을 뜻하는 것이었고, 특히 아이젠하워는 아시안에게 일본에 이어 또다시 원자탄을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호히 반대했다. 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은 휴전밖에 없다고 확신한 그는 덜레스 국무장관 등 미국내 정치인들과 이승만 대통령의 완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휴전 교섭에 힘을 실었다. 반공포로 석방으로 휴전 교섭에 재를 뿌린 이승만 대통령을 체포해서 교체하는 방안까지 구상했다는 것은 지금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단독 북진’을 외치는 이대통령에게 교훈을 주겠다며 휴전 직전 금성천 전투에서 중공군의 집중공격 때 미군은 거의 뒷짐을 지고 방관만하여 한국 병사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던 일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대통령도 ‘단독 북진’을 실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휴전을 묵시적으로 동의하게 됐다.
휴전 동의를 얻기 위해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한국군이 얻어맞도록 내버려 두기도 했지만, 한국군 장비 현대화와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약속해서 1953년 7월27일 드디어 휴전 협정이 조인되었다. 휴전 직후 방위조약이 약속대로 체결되어 지금까지 ‘평화’가 유지되고 그 기반 위에 부지런하고 머리 좋은 우리 민족이 좋은 상품을 값싸게 만들어 수출하면서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점차 부강한 나라가 되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휴전 결단 덕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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