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시즌이다. 새 학기가 시작된다고 들 떠 있는 아이들도 있고, 방학이 너무 짧다며 투덜거리는 학생들도 있다. 개학을 하면 상담실을 찾는 아이들이 부쩍 늘어난다. 그 중에는 부모와 떨어지는 것이 두렵고, 집을 나와서 학교에 가는 것이 불안하고 혹은 학교에 장시간 머물러 있는 것을 고문처럼 힘들어 하는 아이들도 있다. 바로 분리 불안을 겪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분리불안은 등교거부로 주로 나타난다. 미국 가정의학 연구에 의하면 약 28%의 학생들이 학교 등교를 거부하는 호소를 하고, 장기간으로 등교를 안 하는 학생들은 1-5% 정도 된다. 등교 거부 현상은 방학 이후나 긴 연휴 이후에 많이 나타나고 연령대로는 5-6세 그리고 10-11세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어린이 집을 졸업하고 유치원에 처음 들어가는 나이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하는 시기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불안이 극심한 아이들은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퇴행적인 행동을 보이곤 하는데, 좀 더 어린 시절의 행동을 함으로서 안정감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자녀가 갑자기 나이보다 어린아이처럼 행동한다고 너무 타이르지 말자. 학교에 잘 적응하면 대부분 저절로 사라진다.
아이가 학교 가는 것을 불안해 할 때는 먼저 그 아이의 감정에 공감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걱정, 두려움 그리고 불안함 등을 말로 표현하거나 행동으로 나타낼 때, “네가 학교 가는 게 걱정 되는구나” 하고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식이 학교 가는 게 싫다고 말하면 부모들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일장연설을 늘어놓기 마련이다. 이런 대응은 아이에게 도움을 주기보다는 외로움과 분노만 더 해줄 뿐이다.
아이의 불편한 감정에도 공감을 해주자. 공감해 준다는 것은 그것을 허락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저 마음을 읽어주고 힘들겠지만 한번 노력해보자라고 말하는 것이 더 위로와 용기가 된다. 그리고 무엇이 구체적으로 힘든지 물어본다. 모든 불안에는 원인이 있다. 혹시 친구들이 괴롭히는지, 선생님이 무서운지 원인을 알게 되면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상황 연습을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등교 길이 두렵다면 주말에도 학교에 직접 가보기도 하고 친구들이 놀린다면 어떻게 대처할 지 실제로 부모님 혹은 형제들과 상황 재연을 하면서 대응 방법을 연습해 본다.
분리 불안뿐만 아니라 많은 불안증은 생각의 오류에서 발생하는데, 집에서 나오면 사고가 날 것이라는 믿음, 모든 여자 선생님은 나에게 소리를 지른다는 편견 또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내가 실수하면 난 평생 비웃음거리가 된다는 과장된 생각처럼 비현실적인 생각들이 우리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고 등교를 거부하는 행동까지 이어진다. 아이와 대화중에 생각의 오류가 발견되면 그것이 정말 현실적인지 또는 유익을 주는 생각인지 이야기 해보고 생각의 오류를 고쳐 나가면 좀 더 편한 마음과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거나 꾀병을 부리더라도 학교에 꼭 가야한다. 부모가 학교에 안 가도 된다고 허락하기 시작하면 등교 거부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물론 아이가 정말 아프거나 도저히 학교 갈 상황이 안 된다면 결석을 해야겠지만, 그것이 습관적으로 되어버리거나 아이의 떼쓰기에 양보하는 것이라면 문제를 키우는 꼴이 된다. 부모가 학교 출석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면 아이의 떼쓰기나 꾀병도 시간이 지나면 수그러든다.
그리고 학교에 갔다 온 것을 많이 칭찬해주는 것도 잊지 말자. 그 아이에게는 학교 출석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정말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분리 불안의 증세 중에 하나인 등교 거부는 여기서 다루지 않은 여러 가지 다른 원인과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해결이 원만하지 않을 경우에는 아동 상담 전문가와 상의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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