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너무 덥다. 한 달 전만 해도 선선했던 남가주가 9월 무더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LA 다운타운 96도, 풀러턴 99도, 패사디나 102도, 밸리 104도를 기록하는 한낮뿐이 아니다. 새벽 1시 80도, 아침 10시 90도로 이어지는 불볕더위가 이번 주말에도 계속될 것으로 국립기상대는 예보하고 있다. 고온에 습도까지 높아 푹푹 쪘던 지난주의 불쾌지수가 내려앉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더위는 사고를 동반한다. 폭우나 폭설과 다를 바 없는 기상재난이다. 살인 폭염이란 말이 그래서 있다. 불가항력 보다는 방심과 부주의 때문인 경우가 많다.
가장 끔찍한 사고가 차안에 방치해둔 어린이 질식사다. 해마다 여름이면 꼭 한 두건씩 발생한다. 뜨거운 여름 한낮, 주차해놓은 차안의 온도는 175도나 된다. 창문을 약간 열어놓아도 밖이 85도면 차안은 곧 120도로 달아오른다. 아이든 강아지든 10분 내에 질식사 할 수 있다.
노인들의 일사병 발병률이 높아 혼자 사는 노부모의 안부를 수시로 확인하는 일이 필요하며 뒤뜰 수영장에서의 익사와 집 근처 야산의 산불발생도 걱정된다. 예년 평균보다 20도를 웃도는 고온에 잠들기 힘들어도 창문을 열어놓은 채 자는 것은 위험하다. ‘무더위 특수’를 노리는 여름밤 좀도둑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1층만이 아니라 열린 2층 창문도 이들의 타겟임을 명심해야 한다.
사고와 범죄에 더해 “무더위는 인간을 난폭하게 만든다”는 버클리대학의 연구결과도 발표되었다. 나의 짜증을 가라앉히고 상대방의 불평을 관대하게 넘겨주며 충돌을 막으려면 우리의 심신을 지치게 하는 폭염을 이겨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최선의 대책은 청결이다. 신체적 청결 못지않게 정신적 청결도 중요하다.
몸과 집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고 시원한 그늘아래서 더위를 식히듯 간추린 생각, 반듯한 시각, 비워내 넉넉해진 마음을 갖춘다면 불볕더위가 아무리 뜨거워도 한결 수월히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가을의 첫날, 추분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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