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명료함을 좋아한다. 중간에 어정쩡하게 끼어 있거나 흑백이 분명하지 않은 대상을 만나면 불편하고 불안해진다. 명확하게 이쪽과 저쪽을 구별해 내는 이분법적 사고는 이런 우리에게 사고의 편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편안함, 안정감까지 제공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감정도 쉽게 부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감정으로 이분한다. 그리고 지나치리만큼 단순하게 부정적인 감정은 나쁜 감정, 긍정적인 감정은 좋은 감정이라고 교육한다. 생각해보면 화내지 마라, 울지 마라라는 말은 수없이 들었지만, 즐겁지 마라 유쾌하지 마라라는 말은 들은 기억도 없고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다.
‘화’라는 명사는 ‘내다’라는 동사와 주로 같이 쓰이고 이로 인해 화와 화내는 일은 동일시되곤 한다. 이는 화라는 감정이 섭섭한 대우를 받는 원인이 된다. 화 자체가 나쁘다기보다는 화를 내는 방식이 바르지 못한 경우가 있을 뿐이다.
화는 타고난 자연스런 감정 중 하나다. 이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화를 표출해 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기쁨의 경우 연습할 기회도 많고 표현하기도 부담스럽지 않다. 하지만 화는 다르다. 연습 자체도 힘들고 용기를 내어 표현을 했다 하더라도 감정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화를 내는 일은 불편하고 불안하다.
마음 안에는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이 자리를 공유하고 있어서 어느 한쪽을 누르고 외면하는 것은 결국 마음의 균형을 해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어느 상황에서 어디까지 화내는 것이 가능한지 어떻게 화를 내야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고 상황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는지는 화내는 연습을 통해 알아가야 한다.
그러다보면 나쁘다고 생각했던 화를 통해 마음의 균형이 회복되는 역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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