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타일러스벅 근처 노천광에서 일했었거든.
하루는 눈이 오기 시작하더니 두 시경엔 세 자가 내린거야.
“집엘 가겠습니다”라고 십장에게 말했지.
십장이“ 다섯 시까지 기다리지 않겠어?”하더군.
“집에 가서 소들을 돌봐야해요” 하고 둘러댔지.
완다가 어찌해서 집에 와 있는 지는 말하지 않았어.
네 시쯤 집에 다다랐는데 그간 눈은
한 자는 더 내렸고 그리고도 또 내리고 또 내렸어.
완다와 나는 삼 일간 아무도 만나지 못했지.
눈더미 속에 굴을 뚫고 가시철사 담을 넘어 다니며
눈을 녹이는 심장 소리에 얼마나 웃어댔던지.
음식이 동나버리자 소를 잡을까 생각했었지.
그때 그만 날이 개이고 사과알 같이 달콤한 달이 떠올랐어.
다음날 아침 제설차가 도착했는데, 슬프더군.
요즘은 눈이 그렇게 오지 않아. 다 그런 거지 뭐.
-폴 짐머‘완다와 폭설’전문(임혜신 옮김)
눈이 내리면 사람들은 종종 사랑을 꿈꾼다. 풀풀 날리기 시작하는 첫눈에서부터 모든 내부와 외부를 차단하는 폭설에 이르기까지 눈은 낭만적이다. 완다라는 소처럼 건강하고 풍요로운 여자와 눈 속에 갇혔던 한 노동자. 대자연의 알리바이에 의해 안전하게 완다라는 이브를 부여받았던 그는 그 시절을 회상한다. 단순한 회고담 같지만 현대인의 가슴속에 숨어있는 원초적 기쁨을 돌아보게 하는 재미있는 시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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