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가까운 지인의 전화를 받았다.
밀알 선교단의 정택정 목사님이 갑작스레 뇌출혈 수술을 받으셨다는 소식이었다. 정신병원에 있는 장애우 심방을 가셨다가 장애우가 갑작스럽게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바람에 그리되셨다는 것이다. 그 말을 전해들은 나는 잠시 충격으로 머리가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20여년전, 밀알선교단이 처음 워싱턴에서 설립 되었을때, 목사님들의 신분문제로 밀알과 친분을 갖게 된 나는 항상 그 사역을 묵묵히 담당하시는 사역자들을 존경하고 있다. 워싱턴에 설립된 밀알선교단은 비록 작게 시작했으나, 지금은 미주 10개 지부의 미주 본부로 크게 성장한 장애우를 돕는 사역단체가 되었다.
지난 해, 어느 모임에서 정 목사님을 뵈었는데 나이가 드시니 장애우들에게 매를 맞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걱정하시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난다. 정 목사님 부부는 이런 사역을 하시는 도중 예기치 않게 얼굴로 주먹이 날아 와 맞아서 안경이 날아가고, 때로는 머리도 뜯기는 등 수많은 돌발 상황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그런 수모와 폭행을 당해도 장애우의 영혼 구원을 위해 복음을 전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감사하며 지금까지 참고 견디어 왔지만 매는 안 맞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런 대화를 나눈지, 얼마 안 되어 그런 변을 당하셨는데 보험이 없어 병원에도 못가고 계시다가 참을 수없는 통증을 호소하셨다고 한다. 상황이 심각해지는 것 같아 응급실로 갔더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여, DC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갔더니 뇌출혈이 심해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해 급히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수술 후에도 계속 출혈이 멈추지 않아 수술을 두 번이나 하셨다고 한다. 그 아픔은 어떤 아픔이었을까?
걱정이 되어 전화를 드렸더니, 정 목사님은 말씀이나 거동이 불편해 힘이 드신다고 해서 사모님과 통화를 했다. 놀라서 전화한 나에게 사모님은 “이 일은 우리의 사역이고 그 장애우가 알고 한 일도 아니며 복음을 전하는 도중에 일어난 일 일뿐이다”라고 담담히 말씀하셨다. 오히려 이 일로 인해 외부사람들이 걱정할까봐 마음을 쓰시는 것 같았다.
“장애우들의 고충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하시면서 “어떤 일을 당해도 그들을 미워하지 않으며 불쌍히 여기는 마음만 있다”고 하셨다. 또한, “이번 기회로 때린 그 사람이 온전히 되어 세상 밖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하셨다.
목사님 자신이 그렇게 힘든 일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24시간 같이 있는 장애우의 부모나 가족이 얼마나 더 힘든지 모른다며 오히려 그 사람들을 걱정하고 위로하신다.
오히려 이번을 계기로 장애우 가정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부각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요즈음 우리 사회는 내 생각만으로도 24시간이 부족한 사회로 돌변하고 있다.
“남을 돕는다던가, 남을 위해 하는 일은 모두 시간이 남아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러나 이렇게 자기 자신을 남의 행복을 위해 남의 안녕을 위해 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실로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병원비는 계속 날아 오고 있고, 수술 후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보험이 없다고 치료를 해주지 않아 정 목사님이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고 한다.
장애우 사역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사역이라고 말들은 하지만, 장애우를 보는 시각이나 환경은 열악하며 그들의 문제는 아직도 음지에 묻혀 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사회의 약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는 마음이 필요하다. 우리를 대신하여 장애우와 친구 되시어 나눔을 실천하시는 목사님의 쾌유를 기도한다.
정 목사님! 목사님의 희생과 사랑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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