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관객 1,000만을 돌파한 영화란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을 모델로 한 영화라기에 관심도 갔다. 메릴랜드 아룬델 밀스 몰에 있는 극장에서 상영해 반가웠다.
영화 첫 머리에 읽기도 바쁘게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자막이 지나간다. 그리고 무겁게 스토리가 전개된다. 1980년 초 부산지역 대학가의 이른바 부림(부산의 學林)사건이 영화에서 부동연으로 다뤄진다. 1981년 실권을 장악한 신군부 세력이 민주화 세력을 탄압하기위해 학생운동단체 등을 반국가단체로 몰아 영장 없이 강제구금, 물고문, 전기고문 등의 가혹행위로 거짓 진술과 자백을 받아내는 때 변호사 송우석이 등장한다.
상업고교 출신으로 변호사가 되어 대전지방 검사로 제직하다 고향 부산으로 내려온다. 돈 없고, 빽 없고, 가방끈도 짧아 왕따 당하는 세무변호사 송우석은 부동산 등기부터 세금 자문까지 남들이 뭐라든지 탁월한 사업수완으로 승승장구하여 돈 잘 버는 변호사로 이름을 날린다.
어느 날 가족과 함께 어려운 고시생 시절 밥값이 없어 먹고 슬그머니 자리를 떠났던 국밥집 아줌마를 찾아가 변호사가 됐다고 자랑하며 지난날 진 밥값을 내 놓는다. 송 변호사는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돼지국밥집을 단골삼아 매일 찾아간다. 그런데 어느 날 난데없이 휴업을 하고 아줌마는 아들을 찾아 헤매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상히 여기고 집으로 들어오는데 아파트 층계에 국밥집 아줌마가 쭈그리고 앉아 기다리다 송 변호사를 만나 울며 바지 가랑이를 붙잡고 “변호사님아! 내 좀 도와도...” 진우가 부동연 사건에 휘말려 재판을 앞두고 있다. 혼자가면 면회도 안 되니 동행해 달란다. 뿌리칠 수 없어 구치소를 갔더니 심한 고문과 구타로 온몸에 피멍이든 채 정신이상자처럼 횡설수설하는 아들을 보는 순간 어머니는 실신한다. 송변호사도 심한 충격을 받는다.
그래서 안정과 출세가 보장된 길을 버리고 모두가 외면하는 부동연 사건 변호인을 자청한다. 5번의 공판정에서 정권의 시녀가 된 사법부와 신군부 권력에 항거하는 변호인 송강호 연기가 일생일대 명연기다.
이런 대사가 나온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너무 너무 당연한 애기가 왜 인상적일까? 요즘 세상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하지만 바위는 죽은기고 계란은 살아있는 기다. 포기하지마라, 계란은 언젠가 바위를 뛰어 넘을기라. 난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바위는 깨지면 모래 밖에 안되지만 계란은 깨지면 병아리가 되어 바위를 뛰어넘는다’ 마지막 장면에 감동과 여운이 남는다.
송 변호사는 1987년 고문으로 사망한 박종철 군의 추도회를 주도했다는 죄명으로 법정에 선다. 그때 송 변호사를 변호하기 위해 변호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변호사가 142명이다. 재판장이 142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면 ‘네, 네, 네’ 라고 대답하며 한명씩 한명씩 변호사들이 일어나 법정을 메운다. 그 장면이 영화의 진짜 하이라이트다.
아내와 큰 딸과 둘째딸이 같이 갔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눈비가 내리고 있었다. 둘째 딸 아이가 내 손을 잡으며 말을 한다. “아버지 그래도 희망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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