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못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생애 첫 산문집 ‘슬픔은 발끝부터 물들어 온다(도서출판 가림토)’를 출간한 김은자(사진) 시인은 시로 못한 이야기들이 쌓이면 산문집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시를 쓸 때보다 배는 힘든 집필의 시간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 산문집은 1부 짧게 나를 스치고 간 새들, 2부 오래된 문을 밀고 들어가며, 3부 혼자 닦는 별, 4부 발 삔 자리, 5부 편지속의 먼지들, 6부 이상한 유추 등 총 6부로 구성돼 있으며 1부는 외(똥, 별, 징, 껌, 침, 숲, 문, 늪, 봄)자가 주는 울림에 대해, 나머지는 작가가 이민생활에서 느낀 애잔한 향수로 채워져 있다.
김용택 시인은 서평에서 “시인이 쓴 산문이 마치 시 같다. 산문과 시가 잇닿아 있다”며 “작가의 세상에 대한 따스한 사랑이 바다를 건너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이 먼 곳까지 와서 따사로운 등불이 되었다”고 평했다.
고경숙 시인(한국문인협회 부천 지부장)도 “이 작품은 작가가 30년 가까운 외국생활에서 만난 삶의 편린과 만남의 기록”이라며 “이 만남이 물리적 만남에서 그치지 않고 언어의 포괄적인 영역까지 확대돼 추억이란 이미지로 형상화된 뒤 다시 작가의 삶의 철학으로까지 발전한 글이자 연륜과 내재된 진정성이 느껴지는 삶에 대한 철학적 시선이 담긴 글”이라고 호평했다.
김 시인은 “시로 풀지 못한 이야기들을 더 늦기 전에 들려주고 싶었다”며 이 작품이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 되길 기대했다. 또한 “해외 한인작가들의 작품이 ‘이민문학’으로 좁게 해석되는 경우가 많은데 문학은 문학일 뿐 선입관이나 경계를 두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후 “이번 산문집 발간을 통해 많은 독자들과 공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태어난 작가는 숙명여대를 졸업했으며 1982년 도미해 현재 뉴저지 에머슨에 거주하고 있다.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재외동포 문학상 시부문 대상, 미주동포 문학상, 윤동주 해외동포 문학상,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주최 우수 시나리오 상, 환태평양 기독영화제 최우수 시나리오 상 등을 수상했다. ‘외발 노루의 춤’. ‘붉은 작업실’ 등의 시집을 냈으며 현재 윤동주 문학사상 선양회 뉴욕뉴저지 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진수 기자> 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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