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고국에서 일어난 여객선 세월호 침몰로 300명이 넘는 아까운 생명이 희생되었다. 그 가운데는 단체로 수학여행중인 장래가 기대되는 꿈 많은 청소년들인 고등학생들이 다수여서 유가족은 물론이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나 교육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의 마음은 참으로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아프다.
온 국민이 슬퍼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 전체가 너나 할 것 없이 기도를 통하여 하느님의 위로하심과 자비를 구했으며, 국내외와 세계의 종교 지도자들도 기도의 물결에 동참하였다. 미국의 방송을 비롯하여 외국의 방송에서도 시시각각 세월호 침몰 소식을 전하며 애도를 표했다.
하루 속히 사고 수습이 완전하게 이루어져 이번 사망자와 실종자 그리고 유가족의 말할 수 없는 큰 슬픔에 대하여 고국의 정부와 사회가 충분한 위안과 용기를 주고 따뜻한 정서적 지지와 신앙적 돌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고는 고국의 온 국민은 물론 해외동포들에게도 크나큰 슬픔을 안겨준 동시에 고국의 국민과 정부에게 우리 사회가 무엇이 부족한 지, 우리 사회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며 살아야 할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이번 사고를 통하여 우리는 그 동안 우리 한국 사회가 얼마나 인간 생명의 가치와 안전 보다는 물질적 이익을 우선했고, 아직도 관행의 이름으로 불법과 부실과 부조리를 떨쳐내지 못했음을 알게 되었다.
이번 사고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정부를 보면서 정부의 재난 구조 체계가 허술한지 그 부끄러운 진면목을 보게 되었다. 선장과 선원을 통하여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얼마나 책임 의식이 약하고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며 위기대응 능력이 약한지를 새삼 확인하였다. 물론 이번 사건 속에서도 우리는 생사를 건 위급한 탈출의 자리에서 구명조끼를 양보하고,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바친 분들의 숭고한 희생 앞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감동을 받기도 하였다.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히 기업은 더 많은 이익 추구를 위하여 구조물의 무리한 개조나 증개축, 부실 운영, 탈법이나 불법적 관행을 없애야 할 것이다. 정부는 조속하게 잘못된 관행을 뜯어고치고, 기업에 대한 안전 관리 감독권을 강화하고, 각종 재해 발생 시 신속한 구조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것으로 다인가? 결국 대부분의 사고는 사람을 통하여 발생한다. 모든 인재(人災)는 사람 곧 사람의 욕심, 방심, 이기심, 무지, 부주의, 무책임에서 온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주가 이익을 위하여 무리하게 구조를 변경하거나 무리하게 짐을 과적(過積)하려는 욕심이 없었다면, 번거롭다는 이유로 선상에서 구명조끼나 구명정 안전교육을 생략할 마음이 없었다면, 선박 안전 점검 시 대충대충 서류 검사만으로 대체하려는 불성실한 마음이 없었다면, 선박 침몰의 위기 앞에서 승객의 안전보다 자신만 먼저 살려는 선장의 무책임하고 이기적 마음이 없었다면, 침몰하는 배를 눈앞에 두고도 명령 내려오기만을 기다리며 결정적 시간을 허비한 구조 당국의 수동적인 마음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큰 희생자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법과 제도의 마련과 함께 우리 모두가 개인의 도덕성과 윤리의식 나아가 철저한 책임의식을 높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모두의 마음에 물질보다는 인간의 존엄성이, 효율성 보다는 생명의 안전이, 불법과 탈법과 부실이 아니라 준법과 정직과 성실이, 자신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려는 자세가, 재난 시 함께 난관을 극복하려는 질서의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선박이나 항공 사고 시 ‘여자와 아이 먼저’의 전통을 만들어낸 영국 수송선 버큰헤이드호의 고귀한 전통은 법 이전에 숭고한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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