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더라도 거짓을 없애라. 꿈에라도 거짓을 말했거든 통회하라. 우리가 일본에게 망한 것은, 일본도 아니요. 이완용도 아니요. 거짓말을 하는 우리 자신이외다.”
100년 전 도산 안창호선생은 거짓이 망국의 병이라고 진단했다. 일본과 이완용이 나라를 망케 했다고 원망할 때였다. 지금 세월호의 사고를 앞에 두고, 누구의 탓이라 소리치는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말씀이다.
넓은 운동장에 겹겹이 줄지어 서있는 조문객들. 슬픔 속에 비를 맞으며 순서를 기다리는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자신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떤 운명에 처했을까. 침착하게 빠져나오라고 방송했더라면 탑승객 대부분이 구조되었을 것이다. 아침식사 후였고, 침수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 그렇게만 되었더라면 세계에 위기관리에도 뛰어난 한국인으로 비춰졌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 제자리를 지키라는 잘못된 방송으로 피지도 못한 젊은 수많은 꽃봉오리들이 수장되었고, 대한민국을 수몰시키고 말았다. 바쁘게 앞만 보고 달리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심경이다. 우리들의 한계가 이 정도밖에 안되는가. 이웃나라 일본인들은 또 무슨 말을 할까. 국민성의 차이라고, 바쁘기만 했지 여전히 꼼꼼한 마무리가 부족하다고 꼬집을 것이다. 부끄럽고 자괴심에 빠진다.
이번 사고는 한국사회의 총체적이고 만성적인 부조리의 산물이다. 지금은 이 문제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고, 돌팔매질할 수도 없다고 본다. 내가 그 책임지는 자리에 서있었다면 어떠했을까. 방관자이거나 공범자가됐을지도 모른다. 좀 숙연한 자세로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며, 이 문제를 진단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무례함과 안전 불감증, 즉 ‘거짓’이라는 불치병에 걸려있는 것이다.
물론 이번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생각을 가졌고, 반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너무 복잡다단하다. 그래서 해법이 쉽지 않다. 진리와 정의는 지난 50년간, 눈부신 성장 속에 밀려 실종된 상태다.
“인간은 환경을 개선 창조하는 원동력을 가졌다.” 한 세기 전, 도산선생은 우리 민족을 개조하려는 의지를 이 한마디에 담았다. 그리고 몸소 솔선수범하셨다. 지금까지 우리는 숫한 고난을 극복하며 일궈 나왔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민족의 백년대계, 천년의 왕국 건설을 위한 조감도를 그리고 실천해야 한다. 국격을 올리는 ‘참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를 실천하는 데 필요한 정신적인 조언과 지혜를 우리 이민 선조들의 삶을 통해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당장 돌아갈 조국이 없어진 상황에서 일궜던 삶속에서 해답을 얻어야 한다. LA의 대한인국민회와 흥사단, 리버사이드의 오렌지농장, 중가주 리들리 다뉴바의 넥타린과 북가주의 기업형 쌀농사 등을 통한 지원은 상해 임시정부 탄생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들은 독립운동의 큰 젓줄이었다. 그리고 이들을 관통한 것은 거짓 없는 삶이었다.
5월13일은 흥사단 창립 101주년이 되는 날이다. 도산은 독립된 나라를 올바르게 지킬 수 있는 인물을 양성하기 위해 흥사단을 창립했다. 잃어버린 나라를 앞에 두고 비분강개하는 독립투사들은 많지만,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독립운동을 추진할 인물이 필요했다.
흥사단을 창립할 당시 대한의 독립은 불확실했다. 그러나 막연했지만 독립운동은 선조들에게 하나의 신앙이었다. 도산은 우리에게 “거짓을 없애라. 너 자신부터 작은 일부터 가까운 일부터…”라고 가르쳤다. 오늘날 우리 곁에 계신다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결국 거짓을 없애지 못한 데 따른 대가이다. 거짓을 없애라는 도산의 가르침은 우리 민족에게 영원한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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