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한달이 지나가고 있다. 3백여명의 실종자 중 단 한 명도 구조되지 못했으며 아직도 생사를 확인 못한 실종자가 20여명이나 된다.
생떼 같은 아이들이 차디찬 바닷물 속에서 죽어가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보았고. 책임져야 할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 해경관계자, 관련 해운사 등 그 어느 누구로부터도 희생자 가족 분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진정성을 느끼기가 어려웠던 지난 한달 이었다. 또한 무능과 무책임을 넘어 은폐, 축소, 거짓을 말하기에 바빴던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 심한 분노를 느끼고 있다.
목 놓아 딸 이름을 부르며 대답 없는 칠흑의 바다를 향해 “내가 저 배 속으로 대신 들어가겠다”고 울부짖는 엄마가 지금 우리들의 옆에 있다. 풍어를 기원하고 만선을 기다리던 항구는 그렇게 사망자 명부를 응시하고 자녀의 시신을 기다리는 통곡의 장소가 되어 버렸다. 엄마 아빠의 넋 나간 눈동자들, 심장을 후벼 파는 외마디 비명들만이 남아있다. 많은 이들을 살릴 수 있었는데, 억울하게 죽음의 문으로 내몰렸고, 만약 좌초된 날 온 몸을 던져 구조의 손길을 보냈더라면 저렇게 무심히 죽어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저 통곡의 현장에 어린 넋들이 눈물을 뿌리고 있다.
꽃다운 젊음이 가라앉는 걸 눈뜨고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라, 그렇게 대한민국 호는 가라앉고 있던 것이다.
누가, 왜, 어떻게 이런 통곡의 바다를 초래했는지 우린 반드시 물어야 한다. 더 이상 진실을 숨기려 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려 하면 대한민국호는 더 깊은 나락으로 쓸려 내려갈 것이다.
가장 큰 유언비어는 사건 발생 초기 “전원 구조됐다” 란 보고가 가장 큰 유언비어다. 그 순간부터 이번 참사는 예고되어 있던 것이다. 이념의 색깔을 칠하려 하고, 수많은 의혹들을 숨기려 하는 그 순간부터 어린 생명들의 고귀함은 없어지고, 천박한 돈의 논리만이 가득했다.
그래서 해외 동포들도 나섰다. 뉴욕 타임스 광고를 위해 진행된 모금운동이 단 며칠 만에 수만달러 이상의 상상할 수 없었던 성과는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이웃간의 훈훈한 가치를 일깨우게 한 엄청난 사건이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세월호 참사 가족들의 절규를 잊을 수 없고, 그래서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해외 동포들이 전국 각 지역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추모 촛불집회와 시위를 이어 나가고 있다. 이런 엄중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대한민국 정부 기관이나 일부 언론들은 국민의 소리와 비판을 들으려 하지 않고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참담할 뿐이다. 한국의 대표적 언론기관인 KBS와 MBC 기자들의 “희생자들이여 우리를 용서하지 마소서”란 최근의 고백이 그 증거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는 테러 공격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의 무능하고 부패한 민낯을 보여준, 인간의 무지와 물질만이 전부인 왜곡된 가치관이 만들어낸 사건이다. 우리 모두 이 사건을 통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래야만이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는 대한민국을 그리고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안타까움과 분노의 마음을 모아 대한민국 정부에 요구한다. 철저하고도 분명한 진상규명과 책임자들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와 엄벌 만이 다시는 이와 같은 참담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는 충분한 조건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철저히 파헤쳐 줄 것을 진정으로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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