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추행 사실 본사에 고발했다가 부당하게 해고”
▶ 뉴욕지점 전직원 2명
우리은행 뉴욕지점 직원들이 상관의 성추행 사실을 한국 본사에 고발했다가 부당하게 해고를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주법원(맨하탄)에 따르면 우리은행 뉴욕지점의 전직 직원 이모(남)씨와 신모(남)씨는 한국으로부터 파견된 자신의 상관 유모씨로부터 성추행을 직접 당하거나 목격했지만, 이를 알리는 과정에서 부당한 해고를 당해 우리은행 뉴욕지점이 최소 350만달러를 배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소장을 16일 제출했다.
성폭력 피해자는 물론 고발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엄격한 뉴욕주에서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소장에 따르면 당시 차장이었던 유씨는 지난 2012년 9월 이번 소송의 원고인 신씨가 목격하는 과정에서 여성직원 2명의 신체를 만지거나 껴안는 등의 부당한 신체접촉을 가하고, 성적인 농담을 던졌다.
불쾌감을 느낀 피해여성 중 한 명은 곧바로 원고인 이씨에게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했고, 이씨는 유씨에게 성추행을 멈춰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게 소장의 설명이다. 심지어 회사 측에까지 이 사실이 보고됐지만, 특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사건이 벌어진지 두 달 만인 같은 해 11월 유씨는 신씨를 술집으로 불러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술에 취한 유씨가 신씨의 성기를 만지는 등의 2차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소장은 밝혔다.
결국 2차 성추행 소식을 접한 이씨가 상부에 이를 보고했지만,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기는커녕 농담조로 이번 사건을 해결하려 했다는 게 원고들의 주장이다. 이에 이씨는 2013년 3월 유씨에 대한 일종의 고발장을 한국의 우리은행장과 인사과에 발송, 우리은행 뉴욕지점은 한국 본사의 감사를 통해 지점 폐쇄 위기까지 몰리게 됐고 성추행을 저지른 유씨는 한국으로 조기 소환됐다.
뉴욕지점은 이후 이씨에게 본업과는 상관없는 부서에 배치한 뒤 올해 해고통보를 했고, 최초 성추행 사실을 이씨에게 알린 신씨 역시 평소 주어지던 업무에서 배제된 뒤 곧바로 해고됐다고 소장은 주장했다. 불법사실을 고발한 직원을 해고할 수 없다는 뉴욕주 법조항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는 것이다.
원고측 변호를 맡은 김앤배 로펌의 김봉준 대표 변호사는 1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에서 성추행은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범죄행위”라며 “하물며 이런 범죄를 저지른 후 원고들을 해고조치한 건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끝까지 폭로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이번 소송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문 변호사의 입을 빌려 “전직 직원들의 주장은 대응의 가치가 없다”며 “이번 소송이 기각되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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