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며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나의 경우 대통령이기 전에 역시 여성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안쓰럽고 가슴이 찡했다. 5번째 사과다. 그런데 박근혜대통령의 눈물에 대해 타이밍이 늦었느니 계산된 정치적인 쇼니 노무현대통령의 눈물보다 진실성이 없느니 하면서 말이 많다. 어떤 야당 간부는 “박 대통령의 눈물을 보고 허탈했다”고 평했으며 또 다른 야당대표는 “대통령의 진정성은 눈물이 아니라 책임을 구체화함으로써 인정될 수 있다”면서 김기춘 비서실장, 이정인 홍보수석, 길환영 KBS사장을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눈물은 소리 없는 언어다. 어느 나라의 대통령이건 대통령이 흘리는 눈물에는 지도자로서의 자책감과 국민에 대한 죄송함, 사태발생에 대한 슬픔 등이 다 포함되어 있다. 부부 간에도 싸우다가 부인이 울면 남편이 “알았어, 알았어, 내가 잘못 했으니까 이제 그만해”하고 등을 두드려 주기 마련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는데 그 눈물을 시비하며 비틀고 있으니 놀라울 뿐이다. 울려면 팽목항을 처음 방문 했을 때 울었어야지 이제 눈물을 흘리는 것은 계산된 쇼라는 비난까지 등장한다. 눈물이 그렇게 마음대로 만들어 지는가. 삼류 국민이나 하는 소리다. 이것이 한국국민의 수준인가 싶어 한숨이 나온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레바논에 해병대를 배치했다가 테러리스트의 자살폭탄 공격으로 숙소가 무너져 230여명의 장병이 몰사한 적이 있다. 전적으로 군총사령관인 대통령의 불찰이었다. 그러나 미국민들은 아무도 “레이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는 아우성친 적 없고 오히려 전 국민이 단결해 레이건을 밀어 주었다. 또 레이건 취임식에 맞춰 서둘러 챌린저 인공위성을 발사하다 실패해 여교사 등 6명의 우주인이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죽음을 당했어도 누구하나 레이건을 비난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들 우주인 장례식에 참석한 레이건대통령이 눈물을 흘렸을 때 TV를 시청하던 많은 미국인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다.
우리는 사람을 정죄하고 비판하는 것이 정의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국민이 단결해서 국난을 헤치고 나간 다음 책임을 논의해야 하는데 “너 때문이야”를 내걸고 책임소재부터 따져 나라가 시끄럽고 불안해 진다. 모든 것을 대통령 책임으로 돌려 선거에서 표를 얻을 생각만 하니 정치판을 구경하는 것이 피곤하다. 민주적을 외치는 사람들이 너무나 비민주적이고 단결을 외치는 사람들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장본인들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부터 바뀌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선동적으로 아우성치는 스타일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정치판을 구경하는 사람이 지루하기 짝이 없고 희망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안 보이는 아귀 타툼만 계속해 정이 떨어진다. 세월호 수습과정은 한국에서 대통령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가를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청와대는 사람 바보 만드는 공장처럼 보이고 대통령 마치고 난 후 감옥 안가면 다행이다.
케네디대통령은 1961년 1월20일 제35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국가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어보라).”라는 명언을 남겼다. 지금 한국의 언론이 용기를 가지고 국민들에게 해야 할 바른 말은 바로 이 케네디의 연설이다. 현재의 난국은 박근혜대통령이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국민들이 스스로 깨우쳐야 하며 난국 해결을 항상 정부에만 의지하는 구태의연한 자세는 이제 버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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