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행복하게만 살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나에게는 살면서 한 번도 어려운 일이 없었노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평안하기만 한 삶을 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삶의 역경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 역시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의 삶에는 기쁘고 즐거운 일도 있지만, 힘겨운 일들도 생기게 마련이다. 살면서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 갑작스러운 사고, 질병, 실직, 부모의 이혼 등과 같은 어려운 일을 겪은 후 다시 그 이전의 삶의 수준으로 회복되도록 돕는 힘을 적응유연성(Resilience)이라고 한다.
적응유연성에 대해 연구했던 초기 연구자들은 적응유연성을 개인 성격유형의 결과물로 이해하고, 시간이 지나도 그 수준에는 변화가 없다고 보았다. 태어날때부터 높은 수준의 적응유연성을 갖고 태어난 사람은 위험에 노출되어도 그것을 잘 극복하게 되지만, 낮은 수준의 적응유연성을 갖고 태어난 사람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면 그것의 영향에서 회복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가 진행되면서 적응유연성이 과정으로 정의되고 있다. 즉 적응유연성을 개인, 가족 혹은 환경이 갖고 있는 불변의 고유한 특징이라고 보기보다는 살아가면서 변화되는 역동적인 과정으로 이해하게 된 것이다.
적응유연성을 개인의 특성으로 이해하게 되면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된다. 왜냐하면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정도의 적응유연성 능력이 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응유연성을 역동적인 과정으로 이해하게 되면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다양해진다. 따라서 적응유연성을 과정으로 바라보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학자들은 적응유연성이 변화되는 과정에 위험요인과 보호요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위험요인이란 부정적인 적응 결과를 발생시키는 객관적인 위험상황을 뜻한다. 보호요인이란 개인이 갖고 있는 다양한 요인들 중에서 취약한 환경적 조건 하에서도 위험의 원천에 영향을 미쳐 부정적인 산물의 가능성을 감소시키는 요인을 뜻한다. 각자의 삶에 존재하는 위험요인과 보호요인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역경에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긍정적 적응 또는 그러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역동적 과정이 적응유연성인 것이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게 된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때문에 다니던 회사에서 실직하게 되는 것은 수입의 상실, 역할의 상실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가족과 친구들의 따뜻한 지지와 격려는 사고 이후의 삶을 견뎌내도록 돕는 보호요인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적응유연성은 개인과 환경이 맺는 상호관계를 통해 발전되기 때문에 적응유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개인과 환경 모두에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내 가정에, 내가 속한 공동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돌아보자.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한결같은 사랑과 믿음의 마음으로 그 곁에 있어 주자. 필요하다면 그 사람에게 진심을 담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자. 상담을 받기위해 용기를 내 상담소에 오신 분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보호요인은 가족들의 지지와 격려일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 가족이 없거나 혹은 가족들로 인해 상처를 받고 어려움을 경험하는 내담자들에게는 이러한 보호요인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는 상담소가 보호요인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돌아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보호요인이 되는 사회가 된다면 우리의 삶이 더욱 건강해지고 성숙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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