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오른쪽)와 스카라무슈가 보헤미안들과 함께 금지된 락뮤직에 대한 열정을 노래하고 있다.
‘퀸’(Queen)은 세월과 세대를 초월해 전 세계 음악팬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락그룹 중 하나다. ‘위아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이나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Rhapsody)를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외계인이라 해도 좋을 터, ‘퀸’과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는 심지어 요즘 10대들에게조차 영원한 락의 우상으로 남아 있다.
‘라디오 가가’(Radio Ga Ga), ‘섬바디 투 러브’(Somebody to Love), ‘유아 마이 베스트 프렌드’(You’re My Best Friend), ‘어나더 원 바이츠 더 더스트’(Another One Bites the Dust) 등 주옥같은 퀸의 노래들을 실컷 들을 수 있는 뮤지컬 ‘위윌락유’(We Will Rock You)가 지난 16일 뮤직센터 아만슨 디어터에서 개막됐다.
오는 8월24일까지 계속되는 이 공연은 사실 뮤지컬이라기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락 콘서트’라 해야 좋을 것이다. 그만큼 뮤지컬로서는 빈약하지만, 퀸의 불후의 명곡들을 20여곡이나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것이 용서되는 공연이다. 어설픈 창작 뮤지컬보다 인기 그룹의 히트곡들로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의 장점이라 하겠다.
‘위윌락유’는 보컬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가 1991년 에이즈로 죽고, 베이스 기타 존 디콘(John Deacon)이 은퇴해 그룹 활동이 중단된 뒤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BrianMay)와 드러머 로저 테일러(Roger Taylor)가 자신들의 대표곡 24곡으로 만든 뮤지컬이다. 극본과 연출은 TV 드라마 ‘미스터 빈’을 쓴 작가 벤 엘튼(Ben Elton)이 맡았고, 2002년 런던 웨스트엔드의 도미니언 극장에서 초연, 12년간 장기 공연한 후 지난 5월 막을 내렸다.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연했으나 미국 투어는 이번이 처음이다.
‘위윌락유’의 무대 배경은 2300년의 미래. 지구의 이름은 ‘플래닛 몰’이고 ‘글로벌 소프트’라는 그룹이 세상을 지배한다. 이곳은 모든 젊은이들이 같은 음악과 음식, 같은 사고를 공유하도록 획일화된 사회로 새로운 음악을 창작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주인공 갈릴레오 피가로(브라이언 저스틴 크럼)는 플래닛 몰의 이단아,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멜로디와 가사에 가위눌려 잠에서 깨기 일쑤다. 바로 그가 세상에 저항하는 소수의 보헤미안들이 찾고 있는 락 음악의 선구자였던 것이다.
갈릴레오는 여자 친구 스카라무슈(루비 루이스)와 저항세력들과 힘을 합쳐 플래닛 몰에서 사라져버린 줄 알았던 전설 속의 기타를 발견하고, 진정한 자유와 락뮤직을 찾아 사람들을 해방시킨다는 내용이다. 갈릴레오와 스카라무슈가 ‘보헤미안 랩소디’에 나오는 이름이란 것은 물론 다 눈치 챘으리라.
퀸과 그의 히트곡들과 모든 락뮤직에 대한 헌사요 음악의 영원한 힘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퀸의 환상적인 노래들을 공상과학 만화 같은 스토리에 끼워 맞추려 애쓰다보니 부자연스럽고 유치하게 끌어가는 점이 거슬린다. 또 퀸이 락 팬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가 무시된, 너무 코믹하게만 엮어나간 가벼운 공연이란 점도 좀 아쉽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퀸의 강렬한 음악을 라이브로 실컷 듣고 즐길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몇 가지 단점은 다 용서가 되는 뮤지컬이라 하겠다. 출연진들의 열창과 8인조 밴드의 연주가 진짜 락 콘서트 못지않은 흥분과 열광을 선사한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결국 맨 마지막에 앙코르 송으로 등장한다. ‘위윌락유’와 ‘위아더 챔피언’이 울려 퍼지며 막이 내렸지만 그대로 끝날 리가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 박수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형 스크린에 자막이 나타난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원하세요?”객석의 환호와 휘파람 소리에 이어 갈릴레오가 걸어 나오며 ‘보헤미안 랩소디’의 첫 소절을 부르기 시작하고, 이어 스카라무슈를 비롯한 출연진들이 한 명씩 등장하며 다같이 ‘보헤미안 랩소디’를 합창하면 객석은 모두 하나가 된다.
티켓 25~120달러. www.centertheatregroup.org, (213)972-4400
Ahmanson Theatre 135 N. Grand Ave.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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