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생각하다 그 어떤 것도 특별하게 잘하는 게 없다는 걸 느끼며 허무해질 무렵 우연히 본 한국일보 문화센터에서 주최하는 퀼트 클래스를 보고 수강을 하게 되었다.
처음엔 중년을 넘은 나이에 무엇을 배운다는 것이 조금은 어색하고 용기도 안났지만 첫 수업에 내가 제일 어리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 동안 용기를 못낸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퀼트 예쁜 보석주머니를 만들며 무슨 게임중독에 빠진 것처럼 풍덩 빠져버린 나 자신을 본다
바느질이 서툴러 바늘에 손이 찔려 “악악” 소리에 잠자던 우리 강아지들 깜짝, 깜짝 놀라고, 실을 바늘구멍에 넣느라 돋보기까지 꺼내 쓰고, 예전에 언니들 결혼할 때 혼수감이라고 엄마가 이불을 펼쳐놓으시고 눈이 흐려서 안 보이신다며 어린 나에게 실을 꿰어달라 하시면 난 계속되는 엄마의 요구가 귀찮아 되도록이면 길게 하려고 양팔을 몇 번 씩이나 벌려 실을 꿰어드렸다. 그러면 엄마는 “도대체 얼마나 멀리 시집을 가려고 이렇게 길게 했니? 제주도로 가려나” 하셨는데 더 멀고먼 미국으로 시집을 오려고 그랬는지…
이렇게 살며시 추억에 젖어보기도 하고 먼지 쌓인 CD를 오랜만에 꺼내 들으며 한땀 한땀 나만의 작은 보석주머니를 만들며 행복에 젖는다.
그리고 아직도 나에게 이런 열정이 남아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이 작은 행복이 얼마나 큰 고마움인지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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