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아침을 먹고 할머니와 함께 맥클린에 있는 작은 호수 길을 산책한다 두바퀴 돌고나면 작은 벤치에 앉자 할머니와 얘기도 나누고 몸도 스트레칭 한다.
이때 늘 만나는 오리 친구들, 어느 날은 여섯마리 어느 날은 십여 마리, 어느 날은 데이트를 하는지 달랑 두 마리, 그런데 오늘은 많은 대가족이 산보를 나왔다. 세어보니 스물일곱 마리나 되는데 아주 작은 태어난 지 며칠 안 되어 보이는 갓난아기 오리가 여섯 마리나 끼어 있었다. 아마도 갓 태어난 아기오리에 탄생을 축하하며 온가족이 함께 산보를 나온 듯하다.
그런데, 오리 가족들에게서 아주 재미난 현상을 보게 되었다. 이들은 왠지 물에 들어가지 않고 물 언덕 가장 자리에서 옹기종기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고 엄마, 아빠인 듯 한 오리는 아기 오리들을 보호하며 물 언저리를 걷기만 한다.
그러더니 오리 중에 제일 덩치가 큰 오리가 물속으로 들어가더니 호수를 한바퀴 뺑 돌아 순찰을 마치고 호수 한 켠에 있는 잘려진 나무 위로 올라가 이리저리 사방을 쏘아보듯 둘러본다. 10여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오리들을 향해 벼락같은 아주큰 소리로 뭐라고 외친다. 그러고 난후 1~2분쯤 뒤에 오리가족들이 하나둘씩 물 안으로 들어와 수영을 즐기기 시작했다.
아기 오리들은 아직 수영에 자신이 없는지 물속으로 들어가지않고 물가를 걷기만 한다. 엄마 오리, 아빠 오리도 아기 오리들을 보호하며 따라 다닌다.
나는 아기 오리들이 너무 귀여워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뭔가를 발견 하시고 “저기 저놈, 그놈 아니냐? 이쪽으로 향해서 오는 놈.” 며칠전 우리 쪽을 향해서 신나게 물살을 가르며 달려왔던 50cm 가량의 거무죽죽한 물뱀, 아마도 같은 놈 아닐까? 먼저 번과 같은 방향에서 우리쪽을 향해 신나게 물살을 가르며 달려오더니 5~6m거리에서 갑자기 행동을 바꾸고 방향을 바꿔 물살이 일지 않도록 조용히 도망을 간다. 난 의문스러웠다. 왜 갑자기 방향을 바꾸고 다른곳으로 갈까?
그런데 나무토막위에서 계속 무언가를 쏘아보듯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보초를 서던 대장 오리가 한곳을 향해 쏘아 보고 있었다. 바로 물뱀이 가는 방향이다.
할머니와 나는 집으로 오면서 나무토막위에서 고개를 쫑긋 세우고 보초를 서던 대장 오리의 뜻을 알게 되었다. 짐승들도 제 새끼 보호하는 것은 모두가 똑 같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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