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 교리와 전통에 의하면 교황은 예수님의 수제자인 베드로의 후계자다.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베드로는 초대교회의 초석을 세웠으며 교회의 지도자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는 선교사로 복음을 전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한번은 그의 전도로 하루에 5,000명이 회개하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역사를 기록했다. 그런 의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방문 최대목적은 ‘복음전도’요 다른 한편으로는 가톨릭교회 교세확장이다.
즉 그는 한국에 가톨릭교회 선교사로 온 것이다. 그는 한국에 4박5일 머물면서 예수님이 보여주신 ‘아래에서 임하는 자세’로 소외받은 사람들 가운데 함께했다.
그는 예수를 믿고 구원을 받으라고 외치지 않았다. 그는 회개하라고도 외치지 않았다. 그는 묵묵히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예수를 보여주었다. 세월호 유가족들 사이에서 같이 슬픔을 나누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광화문에 모인 100만 시민들은 그가 용서와 화평을 손짓으로 보여주었을 때 눈물을 흘렸다.
아시아청년대회(AYD) 청년들은 ‘비바 파파’라고 소리를 질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사회에서 붕괴된, 그리고 개신교에서 말라가고 있는 ‘신뢰와 진실’을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이런 그의 자세는 개신교와 교회 지도자들에게 큰 경종을 울렸다.
프랜시스의 라틴어가 프란치스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일생동안 섬긴 성 프랜시스를 여러 면에서 닮았다. 가톨릭은 보편적이면서 전통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교리 입장을, 개신교는 프로테스탄트로서 개혁과 변화를 중시하는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웬일인지 가톨릭은 급변하는 사회의 부응하여 계속 변하고 있는데 정작 변하여야 할 개신교는 프로테스탄트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변화를 외면하고 정체되어 있다. 왜 그럴까? 그 답을 바로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기고 간 교훈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일부 개신교 관계자들은 이번 교황의 한국방문으로 적지 않은 개신교인들이 가톨릭으로 ‘수직이동’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개신교회들 사이의 교인이동을 수평이동이라고 한다면 가톨릭으로의 이동은 개종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분명 ‘수직이동’이다.
그리고 개신교는 종파에 따라 가톨릭교를 이단으로 보고, 심지어 거기에는 구원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톨릭에 대한 입장이 어떻든 이번 교황의 방문으로 개신교는 깨어나야 한다. 개신교는 세습에서 깨어나야 하며 목사의 권위주의와 가짜 박사에서 깨어나야 한다.
대궐보다 더 웅장한 교회건물을 박차고 시장 속으로 들어가 성 프랜시스와 함께 걸어야 한다. 대형교회 목사는 현대 에쿠스에서 내려와 교황처럼 기아 소울 차를 타야 한다.
통계청에 의하면 가톨릭은 1985-1999년의 10년간 108만여명, 개신교는 227만여명이 늘었다. 그전 1975-1985년의 10년간 성장률과 비교하면 가톨릭은 3배, 개신교는 무려 10배가 늘어났다.
그런데 1995-2005년 10년 사이에는 얘기가 달라졌다. 개신교는 14만여명이 줄어 -1.4%를 기록하는 반면 가톨릭은 무려 219만여명이 늘어 74%를 기록했다. 개신교가 뒷걸음치는 동안 가톨릭은 대약진을 했다.
2005년 현재 개신교는 861만여명(18.3%), 가톨릭 514만여명(10.9%)이 됐다. 10년마다 하는 2015년 통계청 인구조사의 결과가 궁금하다. 개신교 지도자들은 “개신교인들이 왜 가톨릭으로 가는가?’라는 질문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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