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 알렉스 헤일리 ‘뿌리’
▶ 흑인노예들의 상처를 통해 본 미국의 모순
미국의 흑인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렉스 헤일리의‘뿌리’ (Roots)와 흑인영가를 알아야한다. 신문기자 출신의 알렉스 헤일리는 자신의 외가쪽 혈통을 추적해 10년 동안 수십번 아프리카와미국땅을 오가며 불후의 명작 ‘뿌리’를 1976년도에 완성했다. 이듬해TV드라마로 제작 방영되면서 뿌리의 주인공 쿤타킨테는 흑인노예의대명사가 되었다. 30여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쿤타킨테의 두툼한 입술,반항과 좌절 속에 번득이던 그의큰 눈망울이 눈에 선하다.
아프리카 조그만 마을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던 17세의 쿤타킨테는 어느 날 북을 만들기 위한나무를 베러 숲으로 들어갔다가노예상에게 노획되는 운명이 된다. 이때 더욱 가슴이 아픈 사실은쿤타킨테를 직접 잡는 사람들이백인들이 아니라 같은 흑인들이었다는 사실이다. 백인들은 얼마간의 흑인들을 앞잡이로 고용해 다른 흑인들을 동물 잡듯이 잡아 노예선에 강제로 실은 후 3달 동안대서양을 건너와 배설물 토해내듯이 흑인들을 노예시장에 쏟아 놓았다. 한 인간의 운명이 동물로 전락되는 순간이었다.
이 책은 미국 흑인의 한 맺힌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고의작품이다. 소설 ‘엉클톰스캐빈’이1861년 미국남북전쟁을 시작하게한 촉매제의 역할을 한 작품이었다면, 100여년이 지난 후 알렉스 헤일리가 쓴‘ 뿌리’는 흑인 노예 역사의깊은 상처를 대중문화에 노출시킴으로 인해서 본격적인 힐링이 시작되게 하였고, 그리하여 한 세대가지난 후에는 미국에서 흑인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열게 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독교 국가로 세워진 미국이노예제도를 수용하고, 또 한편으로는 수많은 인디언들을 대량학살한 역사적인 사실은 인간의 역사 자체가 모순 덩어리라는 점을그대로 입증하고 있다. 소설 뿌리가운데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백인 주인이 검은 노예에게서 아들이 태어나자 성경책 앞에 머리를조아리고 “주님의 은총으로 튼튼한 노예가 하나 더 늘었다”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장면이 있다…많은 경우 하나님의 진정한 은혜와 사랑은 타락한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인해 너무도 쉽게 왜곡되고 있다.
흑인노예들이 미국에 끌려와 알게 된 기독교 신앙은 ‘병주고 약주는 모양새’였다. 흑인들은 온갖유린을 당하면서 한편으로 주인들이 믿고 있는 기독교 신앙을 알게 되었고 오직 삶의 희망은 하나님에게 달려있다는 진실을 깨닫게된다. 그래서 고난과 고통 가운데그들은 흑인영가로 불리는 한(悍)이 서린 노래들을 부르며 위로를받았다. 잘 알고 있는 “Swing low,Sweet Cheriot”라는 영가의 가사는이렇다.
“사랑스런 마차여 나를 고향으로 데려다오 / 나는 요단강을 건너서 본향을 바라보네 / 만약 당신이 나보다 먼저 그곳에 간다면 /내 친구들에게 전해주오 / 나도 금방 그 곳에 갈 것이라고 / 때로는기쁜 날도 있고 슬픈 날도 있지만/ 내 영혼은 늘 하늘에 속해있기를 바라오…” 흑인노예들은 땡볕내리쬐는 목화밭에서 노동을 할때 이런 흑인 영가를 부르며 언젠가는 육의 고통을 벗어버리고 영의 세계로 들어가기를소망하면서 하루 하루 연명했었다.
예찬출판기획 대표
(baeksteph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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