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요일 워싱턴포스트의 1면 기사 중 하나는 제목만 보아도 무시무시하다. “에볼라 감염자 수가 100만이 넘을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는 미국 연방질병통제 및 예방센터(CDC)가 예측하는 최악 시나리오와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의 비관적인 전망에 대한 보도였다.
그 기사에 의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3,000명의 미군을 라이베리아에 투입하는 등 에볼라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같은 국제적인 협력으로 아프리카 서해안에 위치한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과 기니 세 나라에서 작년 말부터 시작되어 이미 몇 천 명의 생명을 빼앗아간 에볼라균 유행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이 성공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성공을 못하는 경우 컴퓨터 모델링에 의존한 통계학적 추산은 끔찍하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1월말까지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에서 140만명을 감염시킬 수도 있는 잠재 가능성 때문이다.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미 라이베리아의 에볼라 사태는 긴급 사태 정도가 아니라 국가로서의 생존 자체가 달려 있는 위기 상황임이 분명하다.
환자들의 체액으로 감염되는 에볼라가 미 감염 가족 구성원들에게 옮겨졌을 가능성과 택시들 자체가 바이러스의 온상이 되는 것을 생각하면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의 증가세가 기하급수적일 수밖에 없다. 에볼라의 치사율은 50% 내지 70%에 달한다.
또 사망자들을 매장하기 전에 물로 씻고 유가족들이 마지막으로 신체 접촉을 하는 전통 풍습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악화시키고 있다. 미국 원조금의 일부를 화장장 건설에 투입하는 이유다. 이미 여러 비행기 회사들은 이 세 나라들을 왕래하고 있지 않지만 아프리카의 최대 인구국인 나이지리아에서 조차 감염자들이 발견되어 모든 사람들을 긴장시킨다.
미국 테러방지 프로그램 중에는 테러리스트들의 에볼라 바이러스 등 병균 확산 가능성에 대처하는 것도 들어 있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제발 에볼라가 세계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 재앙이라는 스페인 독감(Spanish Influenza)의 재연이 아니었으면 다행이겠다 라고 속으로 생각하는 전염병 전문가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1918년 10월경 세계 1차 대전이 끝나갈 무렵에 미국, 영국, 독일을 포함한 전쟁 당사국들에서는 아직도 검열 제도가 강행되고 있었다. 한편 중립국이었던 스페인의 신문들에는 여러 나라에서 많은 민간인들이 놀라운 속도로 병들고 죽어간다는 특종 보도가 실렸다.
그래서 ‘스페인 독감’이라는 명칭이 생겼지만 이 전염병은 사실 1918년 3월경 미국 캔사스주에서 시작되었다는 게 질병 역사 연구자들의 결론이다. 미국 군인들이 1차 대전에 참전하러 프랑스에 갔을 때 이 독감 바이러스를 가지고 갔다는 것이며 7월 달에 사망자 수가 많아 고비로 생각했었지만 11월11일 종전이 되어 세상 전체가 축하 무드에 휩쓸려 있을 때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기 시작했다.
당시에 이 독감으로 미국의 평균 수명이 10년 줄었다는 통계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2,100만이 이 독감으로 죽었다는 전문가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전문가들은 희생자 수를 5,000만 내지 1억으로 보고 있다.
어떤 저자는 “(스페인) 독감은 유럽의 흑사병이 100년 동안 죽인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죽였으며 그것은 AIDS가 24년 동안 죽인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24주 동안에 죽였다”고 결론짓고 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처처에 큰 지진과 기근과 온역이 있겠고 또 무서운 일과 하늘로서 큰 징조들이 있으리라”는 누가복음의 구절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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