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캐나다 국회의사당 주변에서 중무장한 경찰관들이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

총기난사범인 마이클 제하프 비보

캐나다 수도 오타와 도심에서 22일 국회의사당을 포함한 3곳에서 이슬람 무장괴한이 연쇄 총기난사를 벌이는 총격사건이 발생, 캐나다는 물론 미국까지 충격에 빠졌다.

괴한은 스티븐 하퍼 총리와 집권 보수당 의원들이 모여 있는 의사당 내 회의장 가까이 난입했다가,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이 부상했으며, 의회 난입 전 괴한이 쏜 총에 인근 경비병 1명이 사망했다.

이날 사건은 캐나다 정부가 전날 테러위협 등급을 중간 등급으로 상향 조정한 가운데 발생한 것으로 테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인 미국은 이날 총격 후 미국내 테러 가능성을 우려해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괴한 의사당 난입 후 30여발 총성=캐나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한 남성이 국회의사당을 포함한 공공건물이 있는 ‘팔러먼트 힐’(Parliament Hill)에 침입, 오전 10시께 국립전쟁기념관 앞에서 보초를 서던 경비병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 남성은 이어 의사당 방향으로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30여발의 총성이 울렸다고 경찰과 목격자들이 전했다.

인근 공사장에서 일하던 한 목격자는 "괴한이 검은 옷에 얼굴에는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으며, 의사당 방향으로 뛰어가다가 승용차를 빼앗아 타고 팔러먼트 힐 중앙부로 차를 몰고 갔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괴한은 곧이어 의사당 건물 안으로 들어왔으나, 곧바로 대응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살됐다. 당시 의사당 안에는 스티븐 하퍼 총리와 여야의원 3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연설을 하고 있던 하퍼 총리는 곧바로 의사당을 빠져나와 무사하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용의자는 이슬람 개종자=이날 총기난사 테러를 하다 사살된 범인은 캐나다 국적자 마이클 제하프-비보(32)로 확인됐다. 퀘벡 출신의 이슬람 개종자로 드러난 그는 캐나다 정부에 의해 ‘고위험 인물’로 분류돼 여권이 압류됐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총격은 오타와 도심의 ‘팔러먼트 힐’과 국립전쟁기념관 외에도 인근 샤핑몰인 ‘리도센터’ 인근에서도 발생했으며, 세 곳은 모두 서로 수백미터 거리로 인접한 장소들이다.

경찰은 사살된 범인 외에도 2~3명의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캐나다 경찰 대변인은 이날 발표를 통해 "경찰이 여러 명의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계 태세 강화=미국과 캐나다는 이날 총격 후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이날 총격은 한 테러 용의자가 캐나다 퀘벡에서 승용차로 캐나다 군인 2명을 들이받아 이중 한 명이 사망한지 이틀 만에 발생한 것이다. 캐나다 정부는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의 소행이라는 의혹을 갖고 전날 국내 테러등급을 상향시켰다.

미국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와 연방수사국(FBI)은 총격 사건 발생 후 곧바로 경계 태세를 발동했다. 미국은 테러 가능성을 우려해 현지 미 대사관을 임시 폐쇄했으며, 캐나다도 워싱턴DC의 자국 대사관을 임시 폐쇄했다. 또한 이날 토론토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명예시민권 수여식 등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 관련 행사 2건도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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